천주교 부산교구 사제가 신흥종교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을 신봉하게 돼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포교활동까지 벌이다 2012년 11월에 면직 당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가톨릭교회에서도 신천지의 공격적인 포교활동의 문제점과 폐해를 지적하고 신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가운데, 성직자까지 신천지로 개종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 신천지 신문 2012년 11월호
부산교구 관계자에 따르면, ㅇ 신부는 특수사목에 종사하던 중 성경 공부를 하자며 다가온 ‘추수꾼’의 안내로 신천지를 접하고 빠져들었다. ㅇ 신부는 2011년 9월에 울산광역시의 한 본당 주임으로 부임했고, 여기서 신자들을 대상으로 성경 공부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문제는 그가 신자들에게 나눠주고 공부하게 한 자료가 신천지에서 나온 것이었다는 점이다.

ㅇ 신부는 이 성경 공부 모임에 참여하는 신자들 외의 다른 신자들은 알지 못하도록 성당이 쉬는 월요일로 일정을 정하고 교육 장소에는 커튼까지 쳤으며, 자료도 매번 회수해 유출되지 않도록 신경 쓴 것으로 알려졌다. ㅇ 신부의 활동이 부산교구 측에 발각되기 직전에는 이 모임에 참석하는 신자 수가 100명 가까이 됐다고 한다.

성경 공부 모임에 참여하는 신자들을 이끌고 1박2일 피정을 진행했고, 이들에 대한 개인 면담까지 했다. ㅇ 신부는 강의 중에 ‘조금 있으면 나에게 박해가 다가올 것이다. 박해가 오더라도 동요하지 마라. 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그분이 오신다. 박해의 때가 오면 여러분은 나와 가톨릭교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때 나를 선택하라’는 식의 말을 계속했다고 한다.

부산교구 관계자는, 교구 측에서 ㅇ 신부 문제를 제보한 신자들이 내놓은 필기 노트 등을 토대로 이것이 신천지 포교활동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소환했다고 전했다. ㅇ 신부가 신천지 포교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면직됨에 따라, 그가 주임을 맡고 있던 본당에는 다른 사제가 주임신부로 발령받아 수습에 나섰다. 또한 울산대리구장 신부는 그 본당 미사에 참석해 교구 사제가 신천지에 포섭돼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포교활동까지 벌인 일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부산교구 관계자는 “본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동요했던 신자들도 모두 돌아왔고 새로 부임한 신부가 본당을 잘 추슬러 빠른 속도로 회복하여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갔다”면서 “일종의 해프닝에 불과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신천지는 이만희 씨를 총회장으로 1984년에 창설된 신흥종교로, 신도 수가 요한 묵시록에 언급된 14만 4천명을 채우면 ‘새 하늘 새 땅’이 시작되며 이들이 모두 영생한다는 것을 주요 교리로 내세우고 있다. 신천지에만 구원이 있으며 기성 교회에는 구원이 없다고 주장하고, 신분을 속이면서까지 다른 교단 신자들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벌여 논란이 되어 왔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