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기 모집 중인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청소년 환경기자단

“우리, 덜 쓰자! 더 웃자! 주위를 둘러보자! 좀 덜 먹자!”

천주교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조해붕 신부)의 ‘청소년 환경기자단’이 작년 한 해 동안 실천 프로젝트로 내놓은 주제들이다. 또래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고 실행해볼 수 있는 소박한 과제들이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청소년들로 이뤄진 환경기자단은 2003년 3월부터 시작돼 현재는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환경사목위원회는 2월 8일까지 제10기 기자단을 모집한다. 환경기자들이 쓰는 글은 서울대교구 청소년 주보 <하늘마음> 의 네 쪽짜리 코너 ‘한처음’에 실린다. ‘한처음’의 디자인과 편집은 오랫동안 서울대교구 신학생인 박원배 씨가 도왔다.

환경기자로 활동하는 청소년들은 자기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환경과 관련된 일을 취재하기도 하고, 생태탐방에서 느낀 감상을 수기로 적기도 했다. 이들의 경험을 듣고자 9기 환경기자단으로 1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중학교 3학년 배민호 · 라주원 씨와 환경사목위원회 실무자 라주혜 씨를 지난 2일, 서울 둔촌동에서 만났다.

▲ 9기 청소년 환경기자단 라주원 씨(왼쪽)와 배민호 씨 ⓒ강한 기자

생태체험이 일회용품, 세제, 물 적게 쓰는 실천으로 이어져

라주원 씨는 작년 6월호 ‘한처음’에 집과 학교 주변에서 흔히 봐 익숙하지만, 이름도 몰랐던 들꽃을 소개하는 글을 썼다. 항상 보던 꽃인데 이름을 잘 몰라서 부모님께 물어보며 조사했다고 한다.

“‘토끼풀’은 세 잎 클로버 모양으로 자라다 6월~7월에 긴 꽃자루가 올라와 흰색의 꽃을 피우며, 붉은색 꽃을 피우는 붉은 토끼풀도 있다고 합니다. 네 잎 클로버를 찾는 재미도 있지만 꽃을 피운 토끼풀로 반지와 팔찌를 만들며 놀았던 기억도 있는데요. 토끼풀 밑의 줄기에 조그맣게 구멍을 내 온전한 토끼풀을 그 구멍에 끼워 손가락 굵기만큼 묶어 만들었던 반지로 어렸을 적 결혼식 소꿉장난을 꽤 했었는데, 여러분들도 자연과 함께 놀았던 그런 추억 있으신가요?” (한처음 6월호 중)

같은 학교 친구인 주원 씨의 권유로 환경기자가 된 배민호 씨는 EM(유용미생물군, Effective Micro-organisms)으로 세제를 만들고, 천연염색을 해본 일을 인상적 경험으로 꼽았다. 그는 “처음부터 환경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재밌어 보이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 좋을 것 같아 시작했다”면서 “환경기자단으로 활동하다 보니 전보다는 조금 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마구 쓰고 버리던 일회용품을 적게 쓰게 된 것도 민호 씨가 겪은 변화다. 주원 씨는 예전에는 설거지할 때 거품을 내려고 세제를 많이 썼는데, 세제가 물 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 조금이라도 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 청소년 환경기자들의 글이 실리는 '한처음' 2012년 8월호의 천연염색 이야기. '한처음'은 서울대교구 청소년 주보 '하늘마음'에 매달 둘째 주 포함되는 네 쪽짜리 코너다. (자료 제공 :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안 씻기도 지구 지키는 방법 중 하나

라주혜 씨는 “장난기 있는 아이들은 물을 적게 쓰려고 ‘안 씻는다’고 말한다”고 전하며 웃었다. 아이들이 장난스럽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샤워 시간 줄이기는 UN이 정한 ‘물의 해’ 2013년을 맞아 많은 이들이 제안하는 실천사항 중 하나다. 이밖에도 환경기자단은 또래 청소년들이 생활 속에서 실행할 수 있는 일로 TV 시청 · 컴퓨터게임 시간 줄이기, 양치물 컵 쓰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지구를 위한 작은 노력을 한 사람, 한 사람이 할 수 있지만, 이런 일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도움이 될까 묻자 주원 씨는 대뜸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대답했다. “다른 사람이 나서지 않는다고 해도 저희가 먼저 하면서 친구들에게도 조금씩 퍼지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지 않을까요?”

라주혜 씨는 환경기자 한 사람당 친구 다섯 명에게 작은 실천 사항을 전파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소년 환경기자들이 주보에 들어갈 글을 쓰는데 그치지 않고 본당의 ‘환경 지킴이’가 되도록 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어린 시절에 들인 습관은 성인이 돼서도 계속 이어질 거예요.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2010년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담화)라는 말씀도 있었지요. 청소년들이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피조물을 사랑하는 신앙인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청소년 환경기자 모십니다”

제10기 청소년 환경기자단은 2월 8일까지 모집한다. 환경에 관심이 있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현재)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다. 월례모임에 꾸준히 나올 수 있다면 수원 · 인천 · 의정부교구 청소년 신자도 함께할 수 있다.

활동 시간에 대한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채택된 원고에 대해서는 도서상품권으로 원고료를 지급한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신청서 파일을 내려받아 적어 이메일 ecocatholic@hanmail.net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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