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우의 그림 에세이]

 

어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내일 아침부터 '6시에 일어나 1시간씩 공부해야지'라고 결심했다면
상수는 그 시간에 벌떡 일어난다고 한다
못일어나지만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라며 편하게 잔다면 중간이라고,
그런데 하수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자는 바보라나?
새해 벽두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하리라 다짐했는데
그게 벌써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자꾸 주눅이 들고 마음이 영 불편하다
'역시 넌 의지가 약해! 그렇게 나약해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니?'
계속 내가 나를 쥐어박는 소리가 머리 속을 맴돌고
기운이 쑥 빠진다
이건 바보나 하는 짓이랬는데...
그럼 일단 중간이나 가야지
'길도 미끄러운데 괜히 나갔다가 넘어지면 다치기만 할 껄?
날 풀리고 눈 녹으면 시작하지 뭐...'
금세 마음이 편안해진고 기운이 생긴다
어라? 이러다 금방 상수 되는 거 아냐?

 

윤병우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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