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화의 날 교황 담화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3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젊은이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교황청 유튜브 갈무리)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3년 1월 1일 제46차 세계 평화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담화문에서 “인간 존엄과 경제적 · 사회적 · 정치적 논리가 모든 사람의 안정된 고용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도록 끊임없이 요구한다”며 ‘노동의 권리’를 강조했다.

교황은 이를 위한 조건으로 개인, 가정, 사회를 위한 근본 선으로서 노동의 개념을 강화하는 윤리 원칙과 정신적 가치에 바탕을 둔 새로운 노동관을 제시하며 “이에 부응하는 것은 모든 이를 위한 과감하고 혁신적인 노동 정책을 요구할 의무와 권리”라고 밝혔다. 이는 교황이 2009년에 발표한 회칙 <진리 안의 사랑>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또한 교황은 “극심한 불평등을 자아내는 현재의 금융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사람과 단체와 제도들이 필요하다”면서 “살맛 나는 참으로 인간적인 경제 발전은 형제애의 표현이고 증여의 논리로서 무상성의 원칙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혼인이 자연스러워
다른 결합 형태와 법적으로 동등하게 하려는 시도에 맞서야”

한편, 그는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에 대한 침해와 범죄를 용납할 수 없다”며 낙태 · 안락사 반대와 함께 일부일처제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강하게 피력했다. 이는 프랑스 사회당 정부의 동성결혼 허용 공약에 대해 가톨릭교회가 반대하고, 미국과 필리핀에서 피임 정책을 두고 정부와 교회가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교황이 내놓은 견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교황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자연스런 혼인 구조를 인정하고 증진하여, 이를 전혀 다른 결합 형태들과 법적으로 동등하게 만들려는 시도들에 맞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태아를 비롯하여 가장 힘없는 이들의 생명권을 수호하지 않고서 어떻게 평화 실현이나 민족들의 온전한 발전, 환경 보호를 생각할 수 있겠는가” 물으며 “시작 단계의 생명에 대한 모든 침해는 발전과 평화와 환경에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을 입히기 마련이다. 그릇된 권리나 거짓 자유를 교묘히 합법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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