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집행 중단 15주년 기자회견 열려

사형수 23명의 사형이 집행된 1997년 12월 30일로부터 꼭 15년이 흘렀다. 이날을 맞아 지난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이제 우리 사회는 사형제도를 모든 법률에서 폐지하여 완전한 사형폐지 국가가 되는 일만 남겨두고 있다”는 외침이 나왔다. 2007년 사형집행 중단 10년을 맞은 한국은 국제사회 기준으로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됐으며, 현재 60명의 사형수가 있다.

▲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사형집행 중단 15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강한 기자

그동안 사형제도폐지특별법안은 15대부터 18대까지 매 국회 회기마다 발의됐지만 여론에 떠밀려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175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그때는 사형 집행 중단 10년이 되기 전이었다. 지금은 훨씬 때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19대 국회에서 사형 폐지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인태 의원 자신도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올해 2월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천주교, 사형폐지 특별법안 청원 서명운동 시작

갈상돈 국제엠네스티한국지부 사무국장은 “사형폐지운동은 단지 사형제도 자체의 폐지만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문화를 바꾸는 운동”이라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생명의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대통령선거 기간 동안 박근혜 당선인은 사형 존치, 필요에 따라서는 집행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선거운동의 전략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명박 정부에서도 집행되지 않았던 사형이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시절 지난 9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사형제가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끔찍한 일에 대해 ‘그러면 너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사형 집행을 옹호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 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과 국제엠네스티한국지부 등 인권단체, 천주교 · 개신교 · 불교 · 원불교 등 종교계의 참여로 열렸다. 천주교에서는 19대 국회에서 사형폐지 특별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기 위한 서명운동을 지난 9일부터 시작했고 내년 1월 13일까지 전국의 본당과 수도회, 신학교에서 이어간다.

▲ 천주교는 19대 국회에서 사형폐지 특별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국제엠네스티한국지부 갈상돈 사무국장 · 박진옥 팀장, 조성애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김 셀마 수녀(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김성은 신부(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장), 허일태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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