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우의 그림 에세이]

 

안녕?
잘 지내고 있지?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네
고단한 일상을 꾸려가느라 애쓴 우리끼리
무사히 보낸 일 년을 서로 축하해주는 것은 어떨까?

요즘 안타까운 소식이 많이 들려와
우리 얘기를 들어달라고 세상을 향해 절규하던 여섯 분이나
그 사이 꽃잎처럼 져버렸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러셨을까 싶지만...
다시는 그런 일들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어

해가 바뀐 다해도
어떤 이들은 여전히 철탑 위 고공에서 찬바람과 싸우고
또 밀양, 청도에서 할머니들의 저항도 지치지 않고 계속되겠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탄식도 여기저기서 들려올지 몰라

그래도 다시 희망버스는 출발할 꺼야
어제 쌍용차송년문화제에서 삼백명도 넘는 사람들이 모여서
신나게 노래 부르고 맛있는 음식도 나누어 먹으며 축제를 벌인 것 처럼 말야
비록 내려오진 못했지만 철탑 위에 있는 세 분도 함께 즐기는 눈치였어
그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갔다지만 오히려 우리가 위로를 받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지

내가 그 비밀을 알아냈는데
너한테만 알려줄께
남루한 일상이 빛나는 축제로 바뀌는 그 마법 말야

그건 바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크고 유일한 힘
우리가 더 큰 힘으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지점
‘지금여기’

윤병우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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