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교서를 분석한다 3] 교구 홈페이지를 통한 사목교서 홍보 분석

연두 사목교서는 대부분 교구에서 대림 제1주일 주보를 통해 신자들에게 전해진다. 또한 본당에서 사목회(평협) 임원이나 구역장, 반장, 단체장으로 활동할 경우에는 교구 차원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통해서도 교구장 사목교서를 접할 기회가 있고, 본당사목 계획서나 교구 수첩 등에도 수록되는 경우가 많아, 찾아보려고만 한다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신자들이 대림 1주가 지나 교구장 사목교서를 보고자 한다면 그때는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열 집 중 아홉 집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나라에 살고 있으니, 아마도 대부분 인터넷을 가장 손쉽게 선택할 것이다. 게다가 정보화 시대답게 모든 교구가 홈페이지를 만들어놓고 신자들에게 교구 자료를 제공, 인터넷을 홍보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그럼 과연 각 교구 홈페이지는 사목교서를 얼마나 효과 있게 알리고 있을까?

검색이 안 되는 사목교서

각 교구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목교서를 찾아보기 전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일반 검색사이트에서 ‘사목교서’를 검색해 봤다. 토막토막 웹페이지만 몇 개 뜰 뿐이다. 가톨릭 대표사이트라는 <굿뉴스> 검색창에서도 ‘사목교서’를 검색했지만, 일반 검색사이트보다 더 빈약한 검색결과가 나온다. 주교회의 홈페이지에서도 ‘사목교서’는 찾을 수 없다. 각 교구 사목교서는 물론 공동으로 함께 발표한 사목교서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 결국 각 교구 홈페이지를 일일이 다 들어가 볼 수밖에 없다.

숨은 사목교서 찾기

그러나 각 교구 홈페이지에서 사목교서를 찾는 것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것과 같다.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 수가 없어 여기저기 다 눌러보며 숨어있는 사목교서들을 찾아보았다. 특수교구인 군종교구를 제외하고 전국 모든 교구별로 사목교서를 찾아 몇 가지 기준에 따라 표로 정리하였다(아래 표 참조).

▲ <표1> 교구 홈페이지 내 사목교서 검색 결과 (2008.2.29 현재)

▲ <표2> 교구 홈페이지 내 사목교서 검색 결과 기타 사항

(1) 사목교서 게시 형태 및 위치

힘든 숨바꼭질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결국 모든 교구 홈페이지에서 사목교서를 찾을 수는 있다. 안동교구처럼 교구 홈페이지 첫 화면 정면에 2008년도 사목교서 배너를 달아놓은 교구를 비롯하여 대구, 수원, 원주, 전주, 제주교구는 사목교서(사목지침) 배너를 홈페이지 첫 화면에 따로 만들어 놓거나 메뉴가 드러나 있어서 바로 찾아 볼 수 있다. 나머지 대부분은 교구장이나 교구소개 하부 메뉴로 사목교서 메뉴를 달아놓았다.

그러나 사목교서 메뉴가 있더라도 대전, 원주교구처럼 최근 것은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게시판에만 공지해 놓은 경우도 있고, 전주교구처럼 사목교서 게시판에 교구 사목교서는 거의 없고 주교회의 차원의 담화문만 가득한 경우도 있다. 서울대교구와 청주교구는 아예 사목교서 게시 공간을 따로 두지 않고 자료실이나 게시판에만 올려놓아 힘들여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2) 교구 홈페이지 내 사목표어 및 실천지침 게시 여부

절반 정도의 교구는 2008년 사목교서의 제목이나 주요 사목표어를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게시하고 있다. 특히 대전, 인천, 마산, 제주교구는 어떤 페이지로 이동해도, 사목표어가 항상 위에 드러나게 디자인해 놓았다. 이와 함께 수원교구는 사목표어와 함께 주요 실천과제가 움직이는 그림으로 눈에 잘 띄게 메인 화면에 제시되어 있고, 마산교구는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까지 주요 실천지침을 커뮤니티 사이트 메인 화면에 게시해 놓기도 하였다.

(3) 세부 실천과제(주요 사목지표) 수록 여부

교구장 사목교서를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 실천과제를 사목교서에 포함시켜 공지하고 있는 곳은 서울, 부산, 마산, 청주교구 정도이다. 대구대교구는 몇 가지 실천사항을 교서 내용 안에 담고 있고, 수원교구는 주요 사목목표와 표어를 사목교서에 함께 포함시키고 있다. 물론 세부 실천과제를 아예 제시하지 않는 교구도 있지만, 그보다는 세부 실천과제가 있는데도 함께 공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4) 연도별 수록 현황

2008년 사목교서 외에 과거 사목교서를 수록해 놓은 정도를 살펴보면, 대부분 교구 홈페이지를 제작한 즈음부터 게시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산교구는 교구 초창기인 1971년부터 사목교서를 모두 게시하였고, 대전과 서울대교구는 교구별 사목교서가 자체 발표되던 1990년대 초부터 게시하여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편 수원, 마산, 광주대교구처럼 몇 년에 걸친 장기적인 사목교서를 발표하는 경우도 있는데, 마산교구와 광주대교구는 그 사목교서의 해당 연도를 표시하였지만 수원교구는 별다른 표시 없이 2007년 사목교서로만 공지하여 이것이 현재자료인지, 과거자료인지 분간할 수 없다. 춘천교구도 비정기적으로 사목교서를 발표하고 있다.

(5) 문서형태

사목교서를 홈페이지에서 게시하는 형태는 대부분 웹페이지 문서로 올려놓고 있다. 웹페이지 문서는 화면상에서 보기 편한 장점이 있는 반면, 페이지를 출력하거나 다른 자료와 함께 편집해서 보기에는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마산교구처럼 웹페이지상에 게시함과 동시에 한글문서로 첨부하면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수원교구는 e-book 형태로 사목교서를 게시해 놓기도 하였고, 부산교구는 과거에 교구장이 직접 사목교서를 낭독하는 동영상도 함께 첨부하였다. 서울대교구는 2007년부터 파워포인트 자료로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6) 대림 제1주일 주보를 통한 검색

홈페이지상에서 사목교서를 딱히 찾기 어려운 경우, 대림 제1주일 주보를 원문 검색하여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교구에서 주보를 원문 그대로 볼 수 있어 대림 제1주일에 포함된 사목교서를 찾아볼 수 있지만, 마지막으로 발표된 사목교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춘천과 청주교구는 주보 원문자료에 사목교서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안동교구는 2007년 사목교서까지 확인할 수 있지만, 2007년 7월부터 2008년 2월초까지 주보 원문을 올려놓지 않아 2008년 사목교서를 주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밖에도 교구 홈페이지 내에서 사목교서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방법(사이트맵 유무, 검색창 유무)에 대해서도 평가할 수 있지만, 각 교구에서 사목교서를 게시하는 형태가 각양각색인지라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하였다.

신자 대부분이 교구장 사목교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의 다양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교회 내 대표 홍보수단이라 할 수 있는 교구 홈페이지에서조차 사목교서를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각 교구 홈페이지의 실질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구장의 사목교서가 교구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교구 홈페이지는 그 비전을 우선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일례로 청와대 홈페이지를 참조해 보면 메인 화면에 제일 먼저 드러나는 것은 국정철학이고 그 안에 국가의 비전과 목표를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그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국정지표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교구 내 부서 홈페이지나 본당 홈페이지에서도 교구장의 사목교서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이는 교구 내 부서나 본당이 교구의 비전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사목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믿음이 간다. 그러나 수많은 본당 홈페이지에서는 본당 사목지침조차 공지하지 않는 게 현실이니 이 또한 개선이 요구된다. 정부의 각 부처 홈페이지가 비슷한 유형을 사용하는 것처럼 교구와 본당 홈페이지도 표준안을 마련, 교구장 사목교서와 본당 사목지침을 비롯하여 교회 내 반드시 알려야 할 사안들을 효과있게 홍보한다면 신자들의 신앙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영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 200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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