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주교, 공정선거와 올바른 투표를 호소하는 담화문 발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12월 6일,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정 선거와 올바른 투표를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용훈 주교는 담화문에서 “민주국가에서 모든 권력의 주체는 국민이며, 자유롭게 선출한 대표에게 주권 행사를 위임하지만, 그들이 충분히 역할을 하지 못할 때는 보다 나은 인물로 교체할 수 있는 특권도 갖는다”고 이르면서, “국가를 통치할 대통령을 선출하는 중요한 행위인 투표에 충실하게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이용훈 주교는 “참된 희망을 주고, 부조리한 현실을 개선하며, 도덕적 힘과 권위로 공동선을 실현할 참된 지도자에 목마른 이때에, 모든 후보자와 국민은 깨끗한 투표로 공정과 정의의 실천을 다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 주교는 올바른 선거를 위한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며 “왜곡되고 불공정한 보도는 언론의 타락이자 민주화에 역행하는 불의”라고 지적했다.

이용훈 주교는 유권자들에게 “개인의 이익, 지연, 혈연 등에 얽매이지 말고 도덕적 자질과 역사의식을 갖춰 사심 없이 공동선을 위해 헌신하는 후보를 냉철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이르면서, “누가 선출되어도 마찬가지라며 체념해서는 안 된다. 냉소적 태도를 버리고 권력의 원천인 국민들이 깨어있는 마음으로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용훈 주교는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이나 국민 모두가 역사 인식을 바르게 하고, 잘못된 과거사를 청산해야한다는 다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면서, “모두가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고 공동선 실현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너희는 공정을 지키고 정의를 실천하여라” (이사 56,1)

-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드리는 호소 -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우리는 지난 4월의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오는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제1조 2항)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민주국가에서 모든 권력의 주체는 국민입니다. 국민은 자신들이 자유롭게 선출한 대표들에게 주권의 행사를 위임하지만, 통치 임무를 맡은 이들의 활동을 평가하고 그들이 충분히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에는, 보다 나은 인물로 교체할 수 있는 특권도 가집니다(『간추린 사회교리』, 395항 참조). 대통령 선거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투표에 참여하여 국가를 통치할 대통령을 선출하여 그 직무를 위탁하는 중요한 행위입니다.

우리나라는 1948년에 제정된 헌법을 통하여 민주공화국으로 출범한 이래, 군사 독재와 권위주의 정부 시대를 거쳐 마침내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최근까지도 권력 주변의 비리를 비롯한 정치인들과 검찰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등 권력의 부패와 윤리적 타락으로 인한 정치 불신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기업의 횡포로 인한 정리해고 남발, 비정규직 노동자의 양산, 양극화 심화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청소년 자살과 노인 자살의 급증, 심각한 저출산과 청년 실업 문제 등은 우리 사회의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국민과 소통하며 참된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도자, 우리 사회가 당면한 부조리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지도자, 도덕적 힘과 권위를 지니고 정의와 공정을 바탕으로 공동선을 실현할 수 있는 참된 정치 지도자를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을 맞이하며 대통령 후보자와 투표에 임하는 모든 국민은 우선 깨끗한 투표로 나라의 질서를 바로 세우겠다는 자세로 공정과 정의의 실천을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공정한 선거관리와 언론 보도가 중요합니다. 왜곡되고 불공정한 보도는 언론의 타락이자 민주화에 역행하는 불의입니다.

또한 투표에 임하는 유권자는 개인의 이익이나 지연, 혈연 등에 얽매여서는 안 됩니다. 도덕적 자질과 역사의식을 갖추고 권력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사심 없이 공동선을 위해 헌신함으로써 국가 공동체 전체에 기여할 수 있는 후보를 냉철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누가 선출되어도 마찬가지라며 체념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를 버리고 권력의 원천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있는 마음가짐으로 투표를 해야 합니다. 거짓과 위선으로 국민을 속이는 자들을 가려내고, 도덕성을 갖추고 책임의식이 있는 후보를 선출하면 그만큼 정치 질서가 바로 정립되고, 경제 정의와 함께 제반 사회의 윤리적 의식도 향상될 것입니다.

끝으로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이나 국민 모두가 역사 인식을 바르게 하고, 잘못된 과거사를 청산해야만 후손에게 보다 건전하고 안정된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는 다짐을 새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투명하고 정직하며 도덕성을 갖추지 않고는 정치 지도자로 나설 수 없다는 인식이 정착되어야 합니다.

모두가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고, 공동선 실현에 동참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바꾸고 책임지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유권자들에게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풍성하게 머물기를 빕니다.

2012년 12월 6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 용 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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