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베의 행복한 선물-12]

안녕하세요, 꼴베입니다.
겨울비가 내리고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제 방도 이불안은 따뜻하지만 잘 때 코가 시렵더라구요. 며칠 전 대한문에서 사제단의 마지막 미사를 할 때 굉장히 추웠는데, 철탑위에 계신 분들은 얼마나 추울까 생각하니 온 몸이 부르르 떨렸습니다. 인간은 혼자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행복은 관계 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꼴베의 행복한 선물도 받아줄 누군가와 읽어주시는 독자 분들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자, 그럼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이 데워줄 선물을 만들어 볼까요? 이번 선물은 생일을 맞은 친구와 후배를 위한 나무시계입니다. 지난번에 연꽃시계를 만들 때 부품이 좀 남아서 사랑을 가득 담아 선물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자, 12번째 꼴베의 행복한 선물 출발!

1. 먼저 시계로 쓸 만한 나무판을 구해 시계부품을 끼울 구멍을 드릴로 뚫은 다음 한쪽 면에 좋아하는 색깔을 칠해줍니다. 전 물에도 지워지지 않도록 아크릴 물감을 칠했습니다. 두세 번 덧 칠해주면 색이 더 살아납니다.

ⓒ조상민

2. 시계부품이 들어갈 만큼 뒷면을 파냅니다. 이게 좀 힘들더라고요. 손이 아프기도 하고 앞면과의 두께도 얇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조상민

3. 쉬엄쉬엄 2시간 만에 미션 완료! 나무판이 두꺼워 고생 좀 했네요. 다음엔 좀 얇은걸 골라야지

ⓒ조상민

4. 시계부품이 딱 들어가네요. 사실 앞면에 바늘을 끼울 곳이 충분히 튀어나와야 하기 때문에 중간 중간 넣어보며 얼마나 더 파내야할지 가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중엔 조금씩 파면서 조절 해야해요. 참, 지난번 연꽃시계 때도 말씀드렸지만 시계부품 가격은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구입한 건 2천원 안쪽입니다.

ⓒ조상민

5.친구와 단란했던 한 때의 사진을 뽑아 사람 몸을 따라 오려낸 다음 앞면에 붙여줍니다. 이 때 입체감을 주기위해 좀 폭신하고 두꺼운 양면 테잎을 사용했습니다. 제가 셀카로 찍었더니 얼굴이 제일 크게 나왔네요. 뭐 누가 줬는지 생색도 낼 겸 좋네요!

ⓒ조상민

6.사진의 3명은 대학 새내기때부터 함께한 친한 친구들입니다. 10년이 훌쩍 넘도록 함께한 시간을 잊지 말고 시계를 볼 때마다 되새기라고 적당한 패러디 문구도 적어봅니다. 같은 아크릴 물감으로 썼는데 잘 안 써지네요. 혹시 시도해보시려면 글씨는 아크릴 물감이 아닌 다른 펜 등으로 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상민

7. 글씨가 말랐다면 시침, 분침, 초침을 끼우고 건전지를 넣으면 완성입니다.

ⓒ조상민

8. 쨘! 시간도 보고 친구들 얼굴도 보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계’입니다. 시계를 볼 때마다 따뜻한 우정으로 행복하겠죠? 전 그런데 친구는 아니려나? ^^

ⓒ조상민

9. 또 하나의 선물! 이번엔 캐릭터 시계입니다. 선물해주기를 좋아하는 후배에게 저도 몇 차례 선물을 받았었는데요. ‘스펀지밥’을 매우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생일에 스펀지밥 시계를 만들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정은 거의 비슷합니다.

ⓒ조상민

10. 선물을 받고 인증샷! 언제나 행복한 스펀지밥처럼 환하게 웃으며 사시길 바랍니다.

ⓒ조상민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제 경험으로는 행복은 큰일보다는 작고 사소한 일에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손을 잡아 줄 때, 엄마가 해주시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멀리 있는 친구로부터 손 편지를 받을 때, 힘든 일을 마치고 함께 고생한 사람들과 맥주잔을 부딪칠 때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그건 아마도 관계 안에서 ‘내가 살려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아닐까요?

자! 다가오는 성탄엔 누군가를 살릴 행복한 선물에 도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하긴 도전을 해도 안 해도 여러분은 이미 그 자체로 선물이지요.

꼴베의 12번째 행복한 선물 끝!

조상민 (꼴베, 예수살이공동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