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오후 4시 30분 예수회센터에서 이영찬 신부 석방 촉구 미사
“많은 사람들과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문제의식 공유하고 행동할 것”

천주교 예수회 한국 관구(관구장 신원식 신부, 이하 예수회)가 제주도에서 구속된 이영찬 신부(예수회)를 지지하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행동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11월 5일 ‘예수회의 모든 성인과 복자 축일’을 맞아 내놓은 이 글에서 예수회는 “정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이영찬 신부가 보여준 헌신적인 연대 활동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의 활동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계속해서 예수회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활동하는 예수회원들에게 물리적 정서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국제적인 차원의 문제라는 인식에 따라 예수회 북미 지역구와 한국 관구가 속한 예수회 아시아 · 태평양 지역구와도 긴밀히 연대해 문제의식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예수회는 “연대활동 및 시국기도회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여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고, 그들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행동할 것”이라며 “11월 9일 오후 4시 30분, 예수회 센터에서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와 구속된 이영찬 신부와 평화활동가 석방을 촉구하고 기원하는 시국 미사를 봉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글에서 예수회는 “예수회 한국 관구는 정의와 평화를 지키고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 그리고 해군기지 건설로 공동체가 파괴되어 고통에 처해 있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돌보며 그들과 연대하도록 여러 명의 예수회원들을 파견하였다”고 확인했다. 이어서 가장 최근에 이뤄진 예수회 제35차 총회가 예수회원을 ‘최전선에 파견된 사람들’로 규정하고, 하느님과 사람들 그리고 창조물들과의 올바른 관계를 구축하는 일에 힘쓰도록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신원과 사명을 의식하며 제주에서 활동하는 예수회원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신앙, 세상의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예수회는 “예수회가 하느님과 세상에 봉사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다양한 활동에 하느님의 도우심이 함께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기도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청했다.

▲ 지난 3월 제주도에서 김정욱 신부(예수회)가 구속된 뒤 예수회센터에서 예수회 한국 관구장 신원식 신부 주례로 봉헌한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 ⓒ정현진 기자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활동 중 구속된
이영찬 신부에 대한 예수회의 입장

“이들이 잠자코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루카 19,40)

예수회 한국 관구는 정의와 평화를 지키고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 그리고 해군기지 건설로 공동체가 파괴되어 고통에 처해 있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돌보며 그들과 연대하도록 여러 명의 예수회원들을 파견하였습니다. 그들은 기도와 현장 방문 등을 통하여 강정마을 주민들과 연대하여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며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 3월 말 김정욱 신부가 구속되어 30여일의 수감생활을 한 바 있으며, 불구속 기소된 박도현 수사와 김성환 신부는 계속해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26일에는 이영찬 신부가 연행된 지 3일 만에 구속이 결정되었습니다. 이영찬 신부는 활동가들을 강제 연행하는 경찰에 항의하다가 과잉진압을 당하였고 이에 저항하다 10월 24일에 연행되었던 것입니다.

예수회는 신앙에 봉사하기 위해서 정의의 증진이 필수적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예수회 제32차 총회는 “예수회의 사명은 신앙에의 봉사이며 신앙에의 봉사는 정의의 구현을 절대적으로 요구한다. 왜냐하면 하느님과 인간의 화해는 필히 인간과 인간 간의 화해를 요청하며 인간들의 화해는 마땅히 정의를 기초로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교령4, 2항)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느 부류의 사람들과 유대를 가져야 하며 누구에게 사도직을 우선적으로 집중하여야 하는가를 생각할 때, 우리들은 권력이 없고 발언권이 없는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투신하는 일이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의 신앙과 복음을 선포하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인식합니다.(교령4, 42항) 뿐만 아니라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제35차 총회는 예수회원을 ‘최전선에 파견된 사람들’이라고 규정하며, 예수회원들로 하여금 하느님과 사람들 그리고 창조물들과의 올바른 관계를 구축하는 일에 힘쓰도록 격려하며, 신앙에 봉사하고 정의를 증진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교령2, 12항) 이러한 신원과 사명을 의식하며 제주에서 활동하는 예수회원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활동이 아니라 교회와 신앙 그리고 세상의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교회의 사람들입니다.

지금 제주 해군기지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24시간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는 공정율을 높여 2013년 예산을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해군 측은 이주 노동자를 투입하고 현장에서 직접 레미콘 차량을 이용하여 케이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경찰병력도 증강하였으며, 평화적으로 공사 반대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채증과 사찰, 강제이동과 고착, 그리고 연행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잉 진압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권력의 폭력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영찬 신부는 이러한 공권력의 부당한 남용에 저항하다 연행 및 구속된 것입니다.

예수회는 정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이영찬 신부가 보여준 헌신적인 연대 활동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의 활동을 적극 지지합니다. 우리는 이 활동이 단순히 인간적인 활동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이라는 것을 믿기에 계속해서 하느님께 기도하며 하느님의 지혜를 구하고 성령의 이끄심에 따를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땅에 하느님의 정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선의를 가진 사람들을 초대하여 함께할 것입니다.

계속해서 예수회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활동하는 예수회원들에게 물리적 정서적 지원을 제공할 것입니다. 예수회의 각 공동체는 강정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와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바칠 것입니다. 또한 예수회는 이 문제가 단순히 국내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국제적인 차원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예수회 북미 지역구와 한국 관구가 속한 예수회 아시아-태평양 지역구와도 긴밀히 연대하여 문제의식을 확산시켜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연대활동 및 시국기도회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여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고, 그들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행동할 것입니다. 특별히 11월 9일 오후 4시 30분, 예수회 센터에서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와 구속된 이영찬 신부와 평화활동가 석방을 촉구하고 기원하는 시국 미사를 봉헌할 것입니다.

미소한 예수회가 하느님과 세상에 봉사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다양한 활동에 하느님의 도우심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2012년 11월 5일
예수회의 모든 성인과 복자 축일에,
천주교 예수회 한국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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