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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핵심이다교회, 물질적 이득 위해 세속적인 편법마저 사용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 심포지엄

 

   
 ⓒ 한상봉 기자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에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을 맞이해 ‘교회개혁’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어,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제기한 교회개혁 과제를 찾아나갔다.

함세웅 신부(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원장)은 ‘신앙의 해’를 계기로 신자들은 신앙쇄신을 위한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데, 관행적으로 고해성사, 미사와 영성체, 교황의 뜻에 따라 기도하는 것뿐 아니라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대한 교육에 참석하는 것을 포함시킨데 의미를 부여했다. 덧붙여 함 신부는 “사회복지기관 방문 등과 강정 해군기지와 노동현장 등을 방문하는 것도 포함시키면 더 바람직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함세웅 신부, 사제 중심의 제3차 바티칸공의회 필요성 역설

   
▲ 함세웅 신부는 주교와 교구장 임명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상봉 기자

한편 제1차 바티칸공의회가 교황지상주의를 표방했다면,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신학적 설명 없이 ‘주교가 사제직의 완성’이라는 주교 중심의 교회론을 정립했다고 한계로 지적했다. 이에 성체 중심의 교회론에 입각해 사제 중심의 제3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신부는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이 핵심이 ‘주교는 관할권자일뿐 신부와 주교는 성체성사를 행하는 같은 사제’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함 신부는 “이제는 여성사제의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할 때”라고 주장하며, ‘교황 임기제’도 제안했다. 또한 주교와 교구장 임명에도 청문회와 같은 공개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교계언론을 비판하며, “평화방송과 평화신문은 서울교구장의 사유물이 아니”라면서 “평화방송과 평화신문은 결과적으로 조,중,동 등 거짓신문에 복사판일 때도 있다”고 비판했다.

정희완 신부, “요한바오로 2세 교황 이후 공의회의 교회개혁 정신 후퇴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수용과 해석에 관해 발표한 정희완 신부(대구가톨릭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이하 공의회)는 20세기 가톨릭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건”이라며 그만큼 해석과 수용에서 논란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교회는 한 번도 제대로 공의회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정 신부는 공의회 폐막 이후 바오로 6세 교황 때까지는 시노드를 통해 주교들이 교황과 직접적으로 협력하여 보편교회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가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지역교회는 스스로 지역 주교들의 단체성을 실현해 지역문제를 해결했는데, 라틴아메리카주교단협의회(CELAM)는 고유의 문헌을 생산해 냈다. 그러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부터는 지역교회의 자율성과 주교단의 단체성이 약화되고, 보편교회의 특권적 지위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비판했다. 1983년 제정되고 1990년에 수정된 현행 교회법은 “지역교회를 교회의 한 부분(그 자체로서 곧 교회)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보편교회에 부속되어 있는 어떤 영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개정된 법전은 교황좌의 권위가 주교들과 개별 주교 위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정희완 신부는 ‘친교 교회론’에 바탕을 둔 ‘주교의 단체성’에 대한 강조는 원천으로 돌아가기를 통해 공의회가 재발견한 가장 큰 신학적 자산이라며, 제1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성립된 교황의 무류적 수위권에 대한 보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단체성의 개념이 교황과 주교 사이에만 적용되고, 주교들 상호간에는 잘 적용되지 않는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 정희완 신부는 한국교회가 권력지향적 성직주의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 한상봉 기자

한편 한국교회를 되돌아 볼 때, “한국 교회 역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개혁정신에 다소 부정적 뉘앙스를 풍경던 로마 꾸리아의 입장을 좇아간 것일까?” 질문을 던지고 있다. 로마 꾸리아(교황청)는 사회교리 등 대외적으로는 다소 열린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교회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한 정희완 신부는 “한국교회는 사회교리 영역에서도 로마 꾸리아보다 더 보수적 색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비사목적 스타일.. 고압적이다
7개 가톨릭신학대 정교수 가운데 평신도신학자 한 명도 없어

한편 공의회의 개막과 폐막 메시지에 잘 드러나 있듯이 “공의회는 더 낮고 더 가난하고 더 힘없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시작되어 사회정의를 제기한 ‘사목적 공의회’였다. 공의회의 태도는 ‘현대화’(aggiornamento), 발전, 원천으로 돌아가기(ressourcement)라고 표현하는데, 정 신부는 이 세 용어가 ‘개혁’(reform)이란 말의 완곡어법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먼저 정희완 신부는 “한국교회의 스타일은 사목적인가?” 묻는다. 한국교회가 세상과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함께 아파하는 모습인지 의문시 하며, ‘사람들에게 무관심하고 고압적이며 위압적 스타일’이라고 지적한다. “찾아오는 고위층들에게 그저 훈계와 훈수를 두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용산으로, 강정으로, 쌍용차 노동자에게로 다가가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기보다는 장관과 고위 관리들의 예방을 즐기는 모습은 한국교회의 비사목적 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묻는다.

한국교회는 또한 평신도의 사목활동 참여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평신도 양성에 무심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7개 신학교에서 신학 정교수로 평신도신학자가 한 명도 없는 현실이 보여주듯이 교회는 평신도신학자 양성에 무관심하고, 자발적으로 수학한 탁월한 평신도신학자들이 있음에도 그들을 교회의 핵심 자리의 하나인 신학교에 채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공의회에서 선포한 ‘평신도들의 신앙감각’을 무시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평신도의 신앙감각은 그저 ‘신심’ 정도로 취급되고 있다.

정희완 신부는 한국교회의 사목실천에서 평신도의 신앙감각을 반영하지 않고 ‘교도권의 일방적인 결정들’과 ‘성직자의 신학적 성찰들’만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나아가 사회참여에서도 ‘낙태와 사형제도 반대’에는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치적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에는 눈을 감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한국교회가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종교권력화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물었다.

그 결과 교회 이기주의와 교회 중심주의는 “교회의 물질적 이득과 외적 성장을 위해서 별다른 고민 없이 세속적 방식을 사용하고, 더 나아가 세속적 편법마저 사용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 밖의 정의의 문제에 대해 소리 높여 외치더라도 “교회 안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교회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침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력지향적인 성직주의는 한편으로 사제들의 인사마저 인맥과 세속적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며, 사제의 도덕성과 영성적 깊이와 사목적 헌신과 상관없이 결정되는 사제인사 관행을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이제민 신부와 김홍락 신부가 제기하듯이, “성직자들의 복음화가 먼저 이뤄져야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의 궁극적 지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새복음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양모 신부 “예수에 대한 신앙에서 예수의 신앙으로”

마지막 발표에 나선 정양모 신부(서강대 명예교수)는 교회혁신 8개 조항을 제시했다. 정양모 신부는 제일 먼저 ▲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예수에 대한 신앙에서 예수의 신앙으로 가야한다고 제안했다. 예수를 ‘믿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의 하느님사랑과 이웃사랑의 정신으로 세상만사를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어 ▲ 현실야합에서 예언자적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힘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인권유린을 질타한 예언자 정신이 우리 교회에 시퍼렇게 살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즉 교회는 힘 있는 자들과 야합하는 자세를 버리고 힘없는 이들 편에서 예언자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 정양모 신부는 중세 봉건제에서 유래된 교계제도를 혁신해야 한다고 전했다. ⓒ 한상봉 기자

이어 정 신부는 ▲ 배타주의에서 종교다원주의로 가야 한다며 공의회의 ‘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으로 가톨릭과 타종교 관계는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전했다. 한국교회의 경우에도 불교와 관계와 현저히 개선되었으나, 공동사업, 공동연구, 공동수행은 아직 걸음마 단계하고 지적했다.

또한 ▲ 죄를 강조하기보다 사랑을 강조하는 영성으로 가야 한다고 전했다. 서양문화는 죄의식 문화이지만 동양문화는 수치심의 문화다. 정 신부는 “성서와 그리스도교는 죄, 속죄, 사죄를 별나게 강조하는 것만은 틀림없다”면서, 마르틴 부버의 <인간의 길>(분도출판사, 1977)을 인용해 “똥을 이리 쓸고 저리 쓸어본들 똥은 똥입니다. 내가 죄를 지었는지 안 지었는지 해봐야 하늘에 무슨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 그렇게 꿍꿍 거릴 겨를이 있으면 차라리 하늘을 기쁘게 하기 위해 진주알을 꿰고 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성서에도 ‘악을 떠나 선을 행하라’고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일 년에 두 번씩 판공성사를 드리는 사례는 한국교회밖에 없다”며 고해성사의 순기능뿐 아니라 역기능이 있음을 밝혔다. 개별 고해성사는 “유럽 가톨릭에서는 사문화된 지 오래”라면서 “공동고백을 허락하든지, 아니면 지금의 의무 고해성사를 선택 고해성사로 바꾸는 게 낫다”고 전했다.

정양모 신부는 가톨릭교계제도가 중세 유럽 봉건사회의 영향으로 형성된 것이라며 “상하구조 교회에서 평등구조 교회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톨릭에서는 황제, 왕 또는 영주, 기사, 농노제도가 교황, 주교, 사제, 평신도로 제도화되었으며, 교황과 주교의 치장은 황제나 왕의 치장을 흉내 낸 것이니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남녀평등사상이 보편화된 21세기에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제직을 거부하는 가톨릭의 남성위주 성직제도는 매우 낡아빠진 제도”라고 비판했다. 또한 교황 성부(聖父), 신부(神父), 사부(師父), 대부(代父) 등 선생, 아버지, 지도자의 존칭을 쓰지 말라는 마태오 복음을 무시하고, 이 금지된 존칭을 상습적으로 입에 담는 것은 교회직분을 무슨 권세인양 착각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 표층종교에서 심층종교로 가야한다면서, 정 신부는 “성경을 이해하는데 역사비평적 해석학적 안목이 절실하다면, 하물며 지난 2천년 동안 그때그때 시대적 필요에 따라서 만들어낸 교리와 윤리를 재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서 성경에서 우려낸 것이 교리요 윤리라면, 하느님 계시는 구약, 신약성경으로 끝나지 않았고, 인류역사와 더불어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 강론 역시 교훈적 강론에서 복음선포로 가야 한다. 강론은 역사의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에 공부를 제대로 하고 인생사를 풀어나가야 하며, 우리 현실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성서에 답변을 요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 참되고 착함뿐 아니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교회로 가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2백년 동안 가톨릭교회는 예전과 달리 신앙과 미술이 결별한 상태인데,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정양모 신부는 발제를 마치면서, “이는 유토피아라서 당장 온 교회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꿈”이지만 “꿈 없이는 못 사는 게 인생”이라며 “교회는 변하지 않으면 썩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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