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범5동(예전엔 좌천동)에는 '매축지마을'이란 곳이 있다. 일제시대 바닷가를 매축하여 마굿간을 조성하였고, 번성한 동네였다. 일제가 패망하고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마굿간을 방으로 만들어 살면서 이른바 '매축지마을'이 형성되었다. 오늘 매축지마을을 촬영하면서 채 1평도 되지 않은 허름한 천막 창고 같은 곳에서 오락기 두 대에 5~6명의 꼬마들이 100원 동전 하나에 두 판을 할 수 있는 게임에 열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친구들을 돌아가며 사진찍기 놀이를 하였다. 두 명은 게임에 열중했고, 네 명이 돌아가며 촬영했으니 대상은 세 명이다. 그 중에 어느 한 녀석이 담은 이 사진은 우연이지만 수작이다. 첫째, 녀석은 감각이 있어 보인다. 알았던 몰랐던 녀석은 대상을 한가운데로 몰지 않고 셔터를 끊었다. 두 번째, 녀석은 피사체를 사진기 무게 탓이기도 했겠지만 어쨌든 비스듬히 둠으로써 사진의 평면성을 넘어 역동성을 추가했다. 녀석의 나이는 8살이고, 초등학교 2학년생이다. 녀석이 오늘 셔터를 끊었던 그 감각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혹시라도 오늘의 추억이 자신의 삶에서 변곡점이 되어 위대한 사진가로 성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술은 타고나야할 끼가 80% 이상이고, 그 끼를 발산할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가난한 마을에서 성장하는 재능있는 아이들이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고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지역 예술인들의 관심과 실천적 행동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인식한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장영식 editor@catholicnews.co.kr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만 안 본 뉴스 정치적 신(Deus Politicus)을 찾아 열두 곡 봄밤이 감미로운 것은 상처가 만든 무늬 때문 해 지는 곳과 해 뜨는 곳, 어제와 이제가 만나는 자리 '제주4.3'은 강정해군기지, 제2공항으로 반복됐다 종교가 이 시대에도 희망이 되려면 1 진실에 투표하셨나요 [전문] ‘그 가운데 하나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루카 12,6 참조) 정치적 신(Deus Politicus)을 찾아 열두 곡 라이브리 댓글 작성을 위해 JavaScript를 활성화 해주세요 주요기사 서울, 의정부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 미사 인공지능의 창조와 인간의 창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 하나하나 기억하자"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수원교구 세월호 10주기 추모 미사 [전문] ‘그 가운데 하나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루카 12,6 참조) 종교가 이 시대에도 희망이 되려면 2
부산 동구 범5동(예전엔 좌천동)에는 '매축지마을'이란 곳이 있다. 일제시대 바닷가를 매축하여 마굿간을 조성하였고, 번성한 동네였다. 일제가 패망하고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마굿간을 방으로 만들어 살면서 이른바 '매축지마을'이 형성되었다. 오늘 매축지마을을 촬영하면서 채 1평도 되지 않은 허름한 천막 창고 같은 곳에서 오락기 두 대에 5~6명의 꼬마들이 100원 동전 하나에 두 판을 할 수 있는 게임에 열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친구들을 돌아가며 사진찍기 놀이를 하였다. 두 명은 게임에 열중했고, 네 명이 돌아가며 촬영했으니 대상은 세 명이다. 그 중에 어느 한 녀석이 담은 이 사진은 우연이지만 수작이다. 첫째, 녀석은 감각이 있어 보인다. 알았던 몰랐던 녀석은 대상을 한가운데로 몰지 않고 셔터를 끊었다. 두 번째, 녀석은 피사체를 사진기 무게 탓이기도 했겠지만 어쨌든 비스듬히 둠으로써 사진의 평면성을 넘어 역동성을 추가했다. 녀석의 나이는 8살이고, 초등학교 2학년생이다. 녀석이 오늘 셔터를 끊었던 그 감각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혹시라도 오늘의 추억이 자신의 삶에서 변곡점이 되어 위대한 사진가로 성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술은 타고나야할 끼가 80% 이상이고, 그 끼를 발산할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가난한 마을에서 성장하는 재능있는 아이들이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고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지역 예술인들의 관심과 실천적 행동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인식한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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