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생명평화대행진 5일 제주서 출발...강우일 주교도 동참

'강정과 용산, 평택...이 땅 곳곳에서 전쟁과 같은 일상을 견뎌야 하는 우리들. 이제 고통의 현장으로부터 민초들의 자국적 연대를 시작한다'

생명평화를 위한 발걸음이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진행 중인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시작으로 전국 8도를 거쳐 한반도의 중심인 서울까지 이어진다.

강정주민과 쌍용 해고자, 용산 유족 등으로 구성된 스카이공동행동(SKY Act)은 5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 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렸다.

현장에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김정우 쌍용차지부장, 전재숙 용산참사 유가족, 지영선 환경운동연합 대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등이 참석했다.

문정현 신부는 대행진에 앞선 인사말에서 "오전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를 하면서 국가권력에 위축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국가권력 앞에 우리가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 강정주민과 쌍용 해고자, 용산 유족 등으로 구성된 스카이공동행동(SKY Act)은 5일 오후 2시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생명평화를 외치는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을 시간이다. 11월3일 대행진이 끝나는 시점에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모두 힘을 합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발언도 있었다. 용산참사 유족인 전재숙씨는 "사람같이 사는 세상을 원하한다. 이런 요구가 잘못된 것이냐"며 "모두 용기를 내자"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발언이 끝난후 참가자들은 출정문을 통해 민초들의 연대를 다짐했다. 12월 대선에서 스카이공동행동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도 주문했다.

참가자들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성 정치권의 추상적인 구호가 아닌 행동"이라며 "해군기지를 백지화하고 4대강을 원상회복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평화대행진은 소박한 염원들이 만들어가는 자발적 연대의 몸짓"이라며 "우리의 바람이 사회를 바꾸는 변화의 바람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생명평화 대행진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용산참사 유족인 전재숙씨가 용산참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기자회견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제주도청에서 제주항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도 2시간의 거리행진에 합류했다.

강 주교는 "사회의 가장 아픈 상처를 대부분 잊고 있다"며 "평화행진을 통해 우리의 아픈 상처를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주교 신도들과 함께 원불교 제주교당 등 종교인 40여명도 행진 중간 합류해 힘을 보탰다.

평화대행진 기간에는 해군기지 백지화와 비정규직·정리해고 철폐, 강제철거금지, 4대강 원상회복, 핵 발전 폐기, 강원도 골프장 난개발 중단 등을 요구한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5시 제주발 목포행 여객선에 몸을 실은 뒤, 6일부터는 목포를 시작으로 광주와 순천, 보성, 공주, 대전, 진주, 청주, 춘천 등 전국을 누빈다.

▲ 제주도청을 출발한 참가자들이 평화대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항까지 이동해 오후 5시를 배를 타고 목포로 향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가 참가자들과 함께 행진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참가자들은 매일 정해진 거리를 직접 걸으면 시민들과 만나고 주요 도시에서 권역별로 2차례 이상 최대 7차례에 걸친 집중행사를 열기로 했다.

10월29일부터 11월2일까지는 수도권 집중 도보행진 행사를 마련해 수많은 인파를 참여시킨다. 행사 마지막날인 11월3일에는 용산과 국방부를 거쳐 목적지인 서울 광장에 도착한다.

▲ 강우일 주교가 생명평화 대행진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생명평화 대행진을 통해 제주항으로 이동중인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기사제휴/제주의 소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