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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가을 편지를 기다리는 문패와 우체통[꼴베의 행복한 선물-10]
조상민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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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9.28  10: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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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꼴베입니다.

아침엔 좀 쌀쌀하다 싶으니 추석이네요. 환절기에 감기 걸리신 분들도 많으시지요? 명절음식 맛있게 드시고, 사랑하는 가족들 얼굴 보약처럼 보시고, 친지들 모여앉아 하하 호호 웃으며 고스톱 판돈을 싹 긁으시면 대번에 나으실 겁니다. 혹 아직 취직을 못했거나 결혼을 안 한 조카를 보시더라도 잔소리는 고이접어 하늘위로~ 날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번 달엔 딱히 선물을 할 일이 없어 예전에 만들었던 것들 몇 가지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공동체에서 일하면서 공동체의 얼굴격인 문패와 우체통 등을 만들곤 했습니다. 굳이 제가 만들지 않고 사거나 주문해도 괜찮지만, 역시 공동체를 찾는 많은 분들께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직접 한 땀 한 땀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처럼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남겨두지 않았던 것이 아쉽네요. 자, 그럼 꼴베의 열 번째 행복한 선물 출발!

   
▲ (왼쪽부터) 사진1, 사진2, 사진3 ⓒ조상민

예전 집에 살 때 처음 만들었던 문패입니다.<사진1> 글씨는 제가 직접 썼고요. 조각도로 팠으면 시간이 많이 걸렸을 텐데, 공구 중에 글씨나 문양을 파낼 수 있는 것이 있더라고요. 누가 잠깐 두고 갔기에 요긴하게 썼습니다. 공구이름은 잘 모르겠네요. 뭔가 카페분위기가 나는 문패를 하고 싶어서 저 장식 고리를 사러 을지로를 한참 헤매고 다녔죠. 만 몇 천 원 정도에 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가 오니 꽤 운치가 있네요.

처음 것은 오래되니 변색되고 갈라지더라고요. 원래 나무 조각들을 본드로 붙여놨던 재질이라 외부 문패용으로는 적당하지 않았나 봅니다. 지금은 문정현 신부님이 파주신 문패를 쓰고 있습니다.<사진 2>

도자기로 만든 문패와 주소패입니다. <사진 3> 이젠 이사를 해서 대문밖엔 걸어두지 못하고 사무실 벽에 걸려있습니다.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누나가 도예수업이 있다고 해서 놀러갔다가 만들어봤습니다. 그냥 유약 없이 초벌구이만 한 테라코타로도 충분히 멋스럽고요, 색이나 효과 등을 주기위해 여러 유약을 바르기도 하지요. 십자가는 바탕과 다른 흙을 써서 색이 좀 다릅니다. 요즘엔 공방 등에서 이런 수업들 많이 하죠? 집근처에 도예공방이 있다면 관심 가져보세요. 집안장식용으로도 좋고, 지인의 이름을 새겨 집들이 등의 선물로도 좋습니다.

   
▲ (왼쪽부터) 사진 4, 사진5 ⓒ조상민

이번엔 우체통입니다. <사진 4>카페 분위기가 나는 멋진 문패를 만들었는데 그 앞엔 멋대가리 없이 밋밋한 철우체통이라니! 합정동에서, 아니 마포구에서 제일 멋진 우체통을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을 가슴에 품고 뚝딱 뚝딱!! 우체통 위엔 편지와 함께 꽃을 나르는 자전거를 올리고, 안쪽엔 깊은 신심(?)이 느껴지는 성화로 장식! 꽤 마음에 드는 물건이 나왔습니다.

문에 경첩을 달아 2단으로 열 수 있습니다.<사진 5> 책이나 잡지 등의 큰 우편물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요. 매일 이 우체통에서 누군가가 보내준 편지를 꺼낸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비록 실제로는 고지서로 가득 차있기 십상이지만요. 이 가을에 누군가에게 편지를 받고 싶으시다면, 제 경험상 먼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시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 <사진6> ⓒ조상민
역시 세월이 흘러 자전거를 단 우체통은 비바람에 수명을 다하고, 이번엔 더 튼튼하고 단순한 곰돌이 우체통을 만들어 보았습니다.<사진 6> 절대 제가 게을러서 저렇게 단순하고 삐뚤빼뚤해진 것이 아닙니다. 합판 조각을 모아 붙이고 매직으로 코와 입, 귀를 칠한 다음 문구점에서 파는 눈알을 붙이면 귀여운 곰돌이 우체통이 완성됩니다. 어떤 분은 끝까지 곰이 아니라 멍멍이라고 우기시기도. 현관문 앞의 우체통 밑으로는 흙으로 구운 명패를 함께 달아보았습니다.

어떠세요? 나무로든 흙으로든 내가 살고 생활하는 공간의 얼굴을 만들어 보시는 것은! 또 이메일보다 누군가에게 직접 편지를 써보는 것은요. 그리고 그 사람의 답장이 담길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우체통을 만들어 보세요. 아직 시작도 안하셨지만 가슴이 따뜻해지고 발가락이 간질간질 하시죠? 행복해질 땐 다 그렇답니다. 선물은 여행과 같아서 막상 완성했을 때 보다 계획하고 준비할 때 더욱 즐겁답니다. 이상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더욱 훈훈해지는 꼴베의 행복한 선물이었습니다. 끝!

조상민 (꼴베, 예수살이공동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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