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전은 곧 발전! 절전 습관이 쌓여 에너지를 만든다

원자력발전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햇살의 씨앗이 된 사람들이 있다. 서울 성북구 내 시민단체 활동가와 생협 조합원 등 219명은 지난 6월 '햇살씨앗 절전소' 선포식을 열고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 활동을 시작했다. '절전소'는 에너지 절약을 통해 절전(節電)을 하면 그것이 곧 발전(發電)이라고 보는 개념이다. 전구 3개 중 2개에만 불을 켰다면 전구 1개만큼의 전기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그만큼 전기를 생산했다고 보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 시민 219명 참여로 두 달 동안 3,321kWh 절전
1가구가 한 달에 25kWh씩 절전하면 고리 원전 1호기 가동 멈출 수 있어


ⓒ녹색연합
성북구에 사는 안현옥 씨는 자주 이용하던 생협에서 '절전 멀티탭'을 받은 후 햇살씨앗 절전소 활동에 본격 동참했다. TV를 시청할 때는 거실 전체가 아닌 작은 등 하나만 켜 두고, 화장실은 익숙한 곳이니 손을 씻거나 간단한 볼일을 볼 때는 아예 불을 켜지 않았다.

주방에서는 전자레인지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식품을 미리 냉장실로 옮겨 해동하고 냉장고가 가득 차지 않게 필요한 식품만 조금씩 샀다. 정수기도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으로 바꿨다. 절전 멀티탭을 이용해 사용하지 않는 대기전력을 차단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가전제품의 전기 코드를 하나하나 빼놓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절전 노력의 결과 안현옥 씨는 6월 전기 사용량이 지난 해 같은 달보다 94kWh 줄어든 226kWh를 기록해 햇살씨앗 절전소의 첫 '절전왕'으로 선정됐다. 안현옥 씨는 "(절전은) 습관이 되면 전혀 어려울 것이 없다"며 햇살씨앗 절전소 운동이 장바구니 사용이나 개인 컵 사용처럼 널리 퍼져 원자력이나 화력발전 에너지 사용이 줄어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현옥 씨처럼 '햇씨'라고 불리는 햇살씨앗 절전소 참가자들은 동네 별로 정기적인 모임을 열어 각자의 절전 방법과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소식지도 발행한다. 햇씨들은 절전소 활동을 통해 작년 같은 달 대비 6월에는 5.7%를, 7월에는 6.09%를 절전해 두 달 동안 3,321kWh의 에너지를 '발전(發電)'했다.

신수연 녹색연합 활동가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전력 사용을 줄인다면 최근 재가동 승인이 발표된 고리 원전 1호기를 없애달라는 요구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가 한 달에 25kWh씩 전기 사용량을 줄인다면 연간 약 5,200GWh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데, 이는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2010년 발전량 5,178GWh를 넘어서는 양이다.

▲ 2012년 6월 햇살씨앗 절전소 선포식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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