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와 함께 30일 기도-12일]

▲ 프란치스코회원들 ⓒ김용길 기자

[밝아 오는 아침에]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자들의 아버지였다.
한번은 그의 제자 하나가
구걸하는 가난한 사람에게 말했다.
“그대가 가난한 척하는 부자인지 아닌지,
그것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이 말에 가난한 사람은 상심하였고
프란치스코는 크게 화를 내며 제자를 꾸짖어,
그 가난한 사람 앞에서 옷을 벗고
발에 입맞추며 용서를 빌라고 명하였다.

프란치스코는 자주 말하였다.
“누구든지 가난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은
그리스도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오.
가난한 사람은 우리를 위하여
몸소 가난해지신 그리스도의 형상이오.”

나뭇짐이나 다른 무거운 짐을 진 가난한 사람을 보고
연약한 자기 어깨에 그 짐을 옮겨서 지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드물게 있는 일이 아니었다.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을 보는 것이
그로서는 견딜 수 없는 일이었거니와
그것이 어떤 거짓된 허영심 때문이 아니라
끝없는 동정과 연민 때문이었다.

입고 있는 옷이 이미 넝마 같았지만
그마저 없는 이를 만나면 벗어 주어야 했다.
추운 날에는 부자를 찾아가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으로
외투와 목도리를 얻었는데, 그것들은 곧장
다음 차례에 만나는 가난한 사람한테로 건너갔다.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의 아버지는
온갖 방법으로 자신을 가난하게 만들었다.


[온종일]

복되어라, 딱하고 가난한 사람 알아주는 이여,
불행한 날에 하느님이 그를 구해주시리라(시편 41,1).


[하루를 마감하며]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당신은 가난한 자와 약한 자를 사랑하시고
그들을 위해서 가난해지고 약해지는 자들 또한 사랑하십니다.
당신은 곤경에 처한 그들을 보호하시고
그 생명을 붙잡아 주십니다.
그들은 당신 나라의 복된 백성입니다.

당신은 원수가 그들을 짓누르게 놔두지 아니하시고
병들었을 때에 도와주시며
그들의 건강을 회복하여 주십니다.
당신은 세상의 질서를 둘러엎으시고
모든 가치를 돌려놓으십니다.

이제 날 저물어 잠자리에 들 시간,
프란치스코와 함께 기도하오니,
제 영혼의 가난을 살피시고 모든 악에서 저를 건져주소서.

주님, 당신 자녀들에게 복을 내리시고
특별히 가난한 자들을 온전하게 지켜 주소서.
웃음으로 당신 자녀들을 살피시고
상냥한 얼굴을 저들에게 보여 주소서.
당신 자녀들을 친절로 덮으시고
고요한 밤, 평안한 안식을 저들에게 내려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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