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베의 행복한 선물-9]

안녕하세요, 꼴베입니다. 연이은 태풍에 무탈하신지요? 언론에서 호들갑을 떤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남쪽 지방 분들은 피해가 좀 있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비보다 바람이 강해서 위험하더라고요. 그 바람에 엄한 농작물들 말고 4대강 보와 녹조나 다 날아갔으면 좋으련만…….

태풍은 감기와 같아서 아프고 힘들기도 하지만 생태계에 균형을 잡아 주는 역할도 한다고 하죠? 꼴베의 행복한 선물도 여러분들 감성의 균형을 잡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프지 않게요.^^ 이번 선물은 재활용품으로 만들어 본 전등입니다. 누구의 어두운 마음에 등 하나 걸어 보시겠어요? 그럼, 출발!

ⓒ조상민

준비물입니다. 누군가 솟대를 만들었다가 새가 날아가 버리고 몸통만 남은 나뭇대가 있더라고요. 버리기 아까워서 등으로 부활시켜 주려고요. 특별한 건 아니고요. 얼추 나무의 모양이 있는 가지를 잘라 껍질을 벗겨 말리면 은근히 폼이 난답니다. 그리고 쓰다가 뚜껑이 날아간 저금통과 남은 천으로 등을 만들 겁니다. 작은 전등과 소켓, 스위치가 달린 전선은 구입했습니다. 다 합쳐서 만 원 안쪽입니다.

ⓒ조상민

나무는 멋진데 전선이 보기 흉할까봐 나무 안으로 전선을 넣기위해 홈을 팝니다. 깊게 파고 싶은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일정 정도 하고 마무리!

ⓒ조상민

저금통 바닥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전선과 전구를 안으로 넣어 줍니다. 저금통이 크지 않아 소켓도 제일작은 12베이스짜리를 샀습니다. 소켓은 크기에 따라 12B, 14B, 17B 등으로 나뉘거든요. 소켓만 맞으면 여러 전구를 갈아끼울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았네요. 2~3천원 정도로 비싸지 않으니 집의 전등도 만들어 보세요.

ⓒ조상민

쓰다 남은 예쁜 천을 저금통 전등 위에 둘러 위를 묶어 줍니다. 저금통 그대로는 너무 재미없으니까요. 이렇게 천을 두르면 불을 켰을 때 더 은은하고 예쁠 겁니다.

ⓒ조상민

완성된 저금통 전등과 스위치가 달린 플러그 전선을 연결해 줍니다. 전선 끝 쪽 피복을 살짝 벗겨 내고 서로 꼬아 줍니다. 그리고 검은 전기 테이프로 살짝 감아 주어야 안전하겠지요.

ⓒ조상민

스위치 전선은 훨씬 두꺼워서 등 아래 받침에 구멍을 뚫어 밑으로 빼주었습니다. 전선은 안 보이는 것이 제일 좋은데 나뭇가지 속으로 긴 구멍을 낼 수도 없고 이 정도로 만족해야겠지요. 전선을 이어 전기 테이프를 감은 곳도 보기 좋지 않네요. 그건 이따가 천등으로 감아 처리를 합시다.

ⓒ조상민

역시 나뭇대에 판 홈이 얕아 전선이 다 들어가지 않는군요. 간신히 하나만 들어가고 하나는 그대로 남아 있네요. 그대로 두면 지저분해 보일 테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홈과 전선에 본드를 발라 나뭇대에 고정시키고, 나뭇대와 어울리는 끈으로 빙빙 감아 주었습니다. 전선 연결 부위도 남은 천으로 살짝 감아 주고요. 썩 깔끔하진 않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믿고 마무리합니다.

ⓒ조상민

쨘! 그럼 전등이 완성되었습니다. 테이블 위에 놓으셔도 좋고, 침실에 놓으셔도 좋고, 거실에 무드등으로 쓰셔도 좋습니다. 어디 무드가 있는지 없는지 불을 한 번 꺼 볼까요?

ⓒ조상민

어허, 생각보다 꽤 분위기가 있는데요. 부부싸움하신 다음에 효과적이겠어요. 갈등 해결과 인류평화에 이바지 하는 '꼴베의 행복한 선물'을 욕심내도 될까요? 전선에 스위치가 달려 있어 침실에 누워서도 쉽게 끄고 켤 수 있습니다.

ⓒ조상민

위에서 한 컷! 이렇게 보니 술 한 잔 생각나네요. 하하하!

주변에 버리려고 마음 먹으신 물건들 중에는 이렇게 서로 합치면 멋진 소품으로 부활할 수 있는 것이 많답니다. 자세히 보면 못난 것들도 다 사랑스러운 부분이 있거든요. 제대로 된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자기가 가진 고유한 멋을 드러낼 적당한 자리가 주어진다면 누구든지, 어떤 물건이든지 눈부시게 아름다워지는 법이니까요. 하느님이 사람과 세상 만물을 아름답게 만드셨으니 그렇지 않을 방법이 없습니다.

러블리! 큐티! 섹시! 꼴베의 행복한 선물, 끝!

조상민 (꼴베, 예수살이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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