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와 함께 30일 기도-3일]

 

ⓒ김용길 기자

[밝아오는 아침에]

아들이 영혼으로 들은 소명(召命)을 인정할 수 없었던 프란치스코의 아버지는 화가 나서
그를 예전의 삶으로 돌려놓기 위해 찾아 나섰다.
한 달 동안 프란치스코는 동굴에 은신하여 남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으로 목숨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자기를 구해달라고 기도하며 울며 주님께 애원하였다.
지난날에는 자신의 노력을 신뢰하였지만 이제 그는 모든 것을 주님께 내어맡기게 되었다.
그리고 자기를 가둔 캄캄한 감옥 안에서
전에는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던 황홀한 기쁨을 바야흐로 맛보게 되었다.

영혼이 뜨거운 불길에 휩싸인 듯한 느낌으로 그는 동굴에서 나와 자기를 찾는 자들을 만났다.
그의 새로운 삶을 용납할 수 없는 옛 친구들이 미쳤느냐면서 큰소리로 비난을 퍼부어댔다.
그러고는 돌과 흙덩이를 그에게 던졌다.
그렇게 그는 온 마을의 놀림감이 되었다.
하지만 인내의 사람이 교만의 사람보다 강한 법.
프란치스코는 그들의 분노와 증오에 귀머거리가 되었고
그들의 분노와 증오는 그를 바꾸지도 꺾지도 못하였다.
그는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진심으로 구도의 길에 나선 사람을 핍박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
공격을 받을수록 그는 더욱 강해질 뿐이다.
그래서 옛말에, 겸손히 자기를 낮추면 대범한 영혼이 더욱 힘을 얻는다고 하였다.


[온종일]

하느님을 믿어 두려울 것 없사오니 인간이 감히 이 몸을 어찌하리까?(시편 56, 4)


[하루를 마감하며]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제가 등지고 떠나려는 세상에서 저를 날마다 구하소서.
지난날에는 저의 노력을 의지했사오나
이제는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도록 가르치소서.
저를 도우시는 분, 제 생명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소서.
이 세상 감옥에서 저를 풀어주시고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며
제 말이 저한테서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제 날 저물어 잠자리에 들 시간,
프란치스코와 함께 기도하오니,
전에는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던 기쁨으로
저를 어둠에서 건져내어 데려가소서.

주님, 당신 자녀들에게 복을 내리시고
저들을 온전하게 지켜주소서.
주님, 웃음으로 당신 자녀들을 살피시고
상냥한 얼굴을 저들에게 보여주소서.
주님, 당신 자녀들을 친절로 덮으시고
고요한 밤, 평안한 안식을 저들에게 내려주소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