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와 함께 30일 기도-2일]

 

▲ 포르치운콜라(Porziuncola) 성 마리아 대성전 ⓒ김용길 기자

[밝아오는 아침에]

주님을 섬기기로 한 첫날,
낡은 교회당을 재건하면서 프란치스코는 안락한 특권층 삶을 평범한 노동자의 삶으로 바꿨다.
낡은 교회의 늙은 사제에게 그것은 너무나 유별난 인생의 변화였고,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이어지는 힘든 노동은 프란치스코를 지치게 만들었다.

마음이 불편해진 늙은 사제가 가난한 살림살이에 기름진 음식은 아니지만
끼니마다 정성껏 특식을 장만하였다.
노인의 말 없는 친절을 알고 프란치스코는 마음 속으로 크게 고마웠지만,
한편으로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스스로 말하였다.

“생각 있는 주의 종이라면 끼니마다 이런 특식을 먹을 수 없는 일이다.
이건 결코 가난한 삶이 아니다. 이런 식사에 익숙해지지 말자.
여기에 익숙해지면 네가 등지고 떠났던 삶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안락한 삶을 추구하겠지. 차려진 식탁을 떠나거라.
마을로 가서 문전걸식을 하여라. 그들이 주는 것을 주는 대로 받아먹어라.”

그리하여 그는 자기 영이 시키는 대로 하였다.

그는 거의 먹을 수 없을 만큼 험한 음식 찌꺼기를 모았다.
그러면서, 너는 주님의 종이니까 너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고 스스로 타일렀다.
사랑은 딱딱한 것을 부드럽게 만들고 쓴 것을 달콤하게 만든다고,
자신에게 일러주면서 구걸한 음식을 기쁜 마음으로 먹었다.
이렇게 프란치스코의 길은 처음부터 가난한 길이었고
보통사람의 비범한 경험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온종일]

사람이 빵만으로 살 것이 아니다(루가복음 4, 4).


[하루를 마감하며]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저로 하여금 날마다 제 영혼의 양식을 의지하여 살게 하소서.
쓴 것을 달게 하여주시고 어려운 일을 쉽게 만들어주소서.
제가 당신의 종 되기로 자원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당신이 저에게 주시는 모든 선물을 가리지 않고 받게 하시며,
제 말이 저한테서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제 날 저물어 잠자리에 들 시간,
프란치스코와 함께 기도하오니,
세상이 주는 달콤한 안락을 등지고 떠날 힘을 주소서.

주님, 당신 자녀들에게 복을 내리시고
저들을 온전하게 지켜주소서.
주님, 웃음으로 당신 자녀들을 살피시고
상냥한 얼굴을 저들에게 보여주소서.
주님, 당신 자녀들을 친절로 덮으시고
고요한 밤, 평안한 안식을 저들에게 내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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