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와 함께 30일 기도-1일]

ⓒ 김용길 기자

[밝아오는 아침에]

거룩한 성령님이 젊은 프란치스코를 사로잡는 순간이 닥쳤다.
자기 영의 충동이 이끄는 대로 살아갈 때가 바야흐로 익은 것이다.
이제 그는 여태 자신을 지배하던 세속의 관심사를 등지고 영의 세계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프란치스코는 자기 소유를, 타고 다니던 말까지, 모두 팔았다.
그렇게 해서 마련된 돈으로 무엇을 할까, 생각하던 차에
오래 되어 낡은 성 다미엔 교회와 그곳의 가난한 사제를 만났다.

그는 새로 찾은 자신의 영적 갈증을 늙은 사제 무릎에 쏟았다.
그때까지 사치스런 젊은이들의 영웅이었던 한 젊은이의 너무나 갑작스런 회심이
믿어지지 않은 늙은 사제는 좀처럼 그 돈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프란치스코는 고집스럽게 자신의 진심을 알아달라고,
주님을 위하여, 교회에 머물도록 허락해달라고 늙은 사제에게 빌고 또 빌었다.

마침내 사제가 허락하여 프란치스코는 교회에 머물게 되었으나
젊은이의 아버지를 겁낸 사제는 끝내 돈을 거절하였다.
그러자 프란치스코는 더 이상 자기에게 쓸모가 없고 지니고 싶지도 않은 돈을
창문 밖으로 던져 거기 쌓여있는 흙더미와 하나로 만들었다.
그에게는 돈이 흙보다 조금도 소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뒤로 프란치스코는 오직 금보다 귀한 지혜, 은보다 값진 사려분별을 지니고자 간절히 열망하였다.

 
[온종일]

정금보다는 지혜를 택하여라(잠언 16, 16).

 
[하루를 마감하며]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오늘 하루 동안,
어떻게 하면 저의 가장 깊은 데서 나오는 영의 충동을 따르고
세속의 가치들을 밀쳐두고
성령님께 제 생명을 굴복시킬 것인지,
그것을 곰곰 생각하였습니다.
금보다 귀한 지혜와 은보다 값진 사려분별이 제 안에서 솟아나게 하소서.
제 말이 저한테서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제 날 저물어 잠자리에 들 시간, 프란치스코와 함께 기도하오니,
세상이 하찮게 여기는 것들을 택하게 하소서.
주님, 당신 자녀들에게 복을 내리시고
저들을 온전하게 지켜주소서.
주님, 웃음으로 당신 자녀들을 살피시고
상냥한 얼굴을 저들에게 보여주소서.
주님, 당신 자녀들을 친절로 덮으시고
고요한 밤, 평안한 안식을 저들에게 내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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