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3천 명의 서명과 4대 종단 청원에도 철거민 사면 거절
비리 저지른 대통령 측근은 가석방, 철거민은 3년 6개월째 감옥에

이번에도 정부는 용산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용산참사진상규명및재개발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 8월 2일 용산참사로 구속된 8명의 철거민에 대한 8·15 특별사면을 촉구하는 시민 3천명의 서명과 시민사회단체 대표 1백 명의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8월 6일에는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개신교, 불교, 원불교 4대 종단 대표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권재진 법무부장관에게 같은 내용의 청원서를 보냈다. 그러나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바로 다음날 철거민들의 사면을 거절했다. 

▲ 용산참사 구속자에 대한 8·15 특별사면 거부에 항의하는 촛불 집회가 8월 16일 서울 대한문에서 열렸다. ⓒ한수진 기자

8월 16일 저녁, 다시 촛불을 들고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선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 씨는 3년 6개월째 감옥에 갇혀 있는 아들 이충연 씨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글썽였다. 전재숙 씨는 "철거민들을 석방해 주리라 실낱같은 마음을 먹었는데 이 나라, 이 정부는 사면은 없다고 했다"고 분노하며 "당신 측근들은 다 사면을 시키면서 어째서 죄 없고 가난한 철거민들은 석방을 시키지 않는 것인가"라고 정부에 물었다.

정동영 "공권력의 과잉조치 … 8명의 철거민 하루빨리 석방해야"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8월 20일 책임자 처벌 고발장 접수 예정

집회에 참석한 정동영 전 의원은 "지난 5년간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무시되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배제됐다"고 비판하면서 "공권력의 과잉조치로 인해 4년째 감옥에 있는 8명의 철거민들을 하루빨리 감옥에서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장영희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은 이날 오전 성남시 위례신도시 개발지구에서 벌어진 용역과 경찰의 철거민 탄압 상황을 전달하며 "대선을 앞두고 각 철거지역에서 용역 투입이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용산참사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8월 20일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용산참사 책임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시민 고발인단'의 고발장을 서울지방검찰청에 접수할 예정이다.

▲ 대한문 앞에서 촛불을 들고 구속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용산참사 유가족들 ⓒ한수진 기자

▲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을 무대로 불러 함께 노래 부르는 민중가수 박준 ⓒ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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