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인 10월 11일부터 2013년 11월 24일까지
10월 7일부터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개막 행사 성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1년 10월 11일 자의 교서 <믿음의 문>(Porta Fidei)을 발표하며 선포한 '신앙의 해'(Year of Faith)가 약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신앙의 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이자 <가톨릭교회 교리서> 반포 20주년인 2012년 10월 11일에 시작해 2013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 계속된다.

교황은 <믿음의 문>에서 "과거에는 단일한 문화 구도가 있어 그 전제가 신앙의 내용과 그 영감을 받은 가치들에 호소하는 것으로 폭넓게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반면, 오늘날에는 많은 이들이 깊은 신앙의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사회 대부분의 영역에서 이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그리스도와 만나는 기쁨과 새로운 열정을 더욱 북돋우기 위하여 신앙의 여정을 재발견할 필요가 있다"고 '신앙의 해' 선포 취지를 밝혔다.

▲ 2011년 10월 1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2년 10월 11일부터 2013년 11월 24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했다. (교황청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신앙교리성, 보편교회 · 주교회의 · 교구 · 본당을 위한 사목 권고 40개항 발표
10월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신앙의 해' 개막 행사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1월 6일 신앙교리성을 통해 <신앙의 해를 위한 사목 권고를 담은 공지>를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보편교회와 지역 주교회의, 교구, 본당 등을 위한 각각 10개씩, 총 40개의 권고안이 담겨 있다.

이 '사목 권고'에 따르면 오는 10월 7일부터 28일까지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열리는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는 '보편교회 차원'의 신앙의 해 개막 행사 성격을 띠게 된다. 교황은 <믿음의 문>에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관해 "온 교회가 특별한 성찰로 신앙을 다시 찾도록 이끄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히고 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선정된 주교들이 전체 교회와 관련된 중요 문제들을 협의해 교황을 보필하는 상설 기구로 1965년 교황 바오로 6세가 창설했고, '주교 시노드'라고도 한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2011년 춘계 정기총회는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참가할 대표로 이병호 주교(전주교구장)를, 교체 대표로는 조규만 주교(서울대교구 보좌주교)를 선출했다.

또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올바른 해석학에 따라 읽고 이해한다면, 공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교회의 쇄신에 더욱 큰 힘이 될 수 있다"(2005년 12월 22일 교황 연설)고 강조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그리고 "공의회의 가장 중요한 결실들 가운데 하나"(<믿음의 문> 11항)라고 평가한 <가톨릭교회 교리서> 학습도 보편교회 차원의 권고 사항이다.

'사목 권고'는 각 주교회의 차원에서 '신앙에 관한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제작, 보급', '지역 교회의 성인들에 대한 홍보 강화', '신학자들의 도움으로 호교론적 성격의 책자와 리플릿을 준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각 교구는 '신앙을 주제로 한 사목교서 마련', '신앙의 증인들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한 <신앙의 날> 행사 개최', '사순 시기에 신앙과 관련한 참회 거행', '신앙과 이성(과학)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과 토론회' 등을 권고 받았다. 본당, 공동체, 단체에 대해서는 '교황 자의 교서 <믿음의 문> 교육'과 '교리교사 차원의 <가톨릭교회 교리서> 학습' 등을 권장했다.

▲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가 '신앙의 해' 로고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 '신앙의 해' 홈페이지)

한편, 6월 21일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의장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는 교황청 공보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신앙의 해 기간 동안 로마에서 열릴 주요 행사 일정과 홈페이지, 로고 등을 소개했다. 신앙의 해 로고는 '교회'를 상징하는 배의 형상이며, 십자가 형상의 돛대에 걸린 돛에는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문자 'IHS'가 새겨졌고, 그 바탕에는 성체를 나타내는 태양이 있다.

신앙의 해 홈페이지(www.annusfidei.va)는 현재 이탈리아어와 영어로 이용할 수 있으며, 공식 찬미가 <저는 믿나이다, 주님>(Credo, Domine) 악보와 각종 동영상, 문헌 자료를 볼 수 있다. <신앙의 해를 살아가기>라는 제목의 사목 지침은 9월 초에 간행될 예정이다.

'신앙의 해'에 관한 질문과 답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제공)

1. '신앙의 해'는 정확히 언제인가요?

'신앙의 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이 되는 2012년 10월 11일에 시작하여 2013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입니다.

2. '신앙의 해' 개막일은 교회 역사적으로 어떤 특별한 날들과 관련이 있나요?

'신앙의 해' 개막일인 2012년 10월 11일은 복자 요한 23세 교황이 소집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1962. 10. 11.) 50주년 기념일이면서, 동시에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반포(1992. 10. 11.)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3. '신앙의 해' 개막일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기념일에 맞춘 의미는 무엇인지요?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에 맞추어 '신앙의 해'를 시작하는 것이 공의회의 가르침을 이해하도록 돕는 좋은 기회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교황께서는 "공의회 교부들이 유산으로 남긴 문헌들은 그 가치나 광채가 전혀 퇴색되지 않았습니다. 공의회 문헌들은 올바르게 읽혀져야 하며, 교회의 전통 안에서 교도권의 중요한 규범적 문헌들로 널리 알려지고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공의회는 오늘의 시대에 우리의 위치를 확인할 확실한 나침판입니다."(<믿음의 문>, 5항)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 '신앙의 해' 개막일을 <가톨릭 교회 교리서> 반포 기념일에 맞춘 의미는 무엇인지요?

교황께서는 신앙의 해를 맞이하여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 가톨릭 신앙의 근본 내용을 재발견하고 연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언급하셨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는 교회가 이천년 동안 받아들이고 지켰던 가르침이 풍요롭게 들어 있습니다.

성경에서 교부들에 이르기까지, 또 수세기에 걸쳐 나타난 신학자들과 성인들에 이르기까지, 이 교리서는 교회가 신앙에 관하여 성찰하고 교의를 발전시켜 온 수많은 방법들을 영원히 기억하도록 하여, 신자들에게 신앙생활에서 확신을 갖도록 해 줄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참으로 신앙의 교향곡이라 부를 만한 것"(<신앙의 유산>, 2항)이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진정한 결실'이면서 이를 받아들이도록 돕는 도구"(신앙의 해 공지 서론 참조)입니다.

5. '신앙의 해'와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어떤 관련이 있나요?

교황께서는 신앙의 해 제정에 앞서 이미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해서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소집하신 바 있습니다. 이 회의는 2012년 10월 7일부터 28일까지 열리게 되므로 사실상 '신앙의 해'를 여는 개막 행사의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와 '신앙의 해'는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교황께서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복음화가 신앙 쇄신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소집하고, '신앙의 해'를 제정하신 것입니다.

6. '신앙의 해'와 더불어 이야기되고 있는 '새로운 복음화'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복음화'란 내용적으로는 복음화의 개념을 포함하지만, 그 기능이나 방식에 있어서 '새로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곧 교회가 오늘날 급변하는 새로운 상황과 조건의 변화에 맞서 이전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식, 새로운 표현"으로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사회 변동과 그 여파로, 특히 유럽 교회에서 종교적 무관심과 세속주의와 무신론 등의 영향으로 신앙의 위기를 체험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차원의 복음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 교황님께서 '신앙의 해' 제정과 '새로운 복음화'를 촉구하시게 된 배경에는 현대 세계 안에서 더욱 깊어지는 신앙의 위기가 있습니다. 우려할 만한 신앙의 위기 상황은 무엇인가요?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의제 개요>가 현대 세계에서 새로운 복음화가 필요한 첫 번째 분야로 꼽은 것은 문화 분야의 세속주의입니다. 세속주의는 복음 말씀에 대한 현대인의 이해에 결정적 장애가 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새로운 복음화가 가장 절실히 요청되는 분야입니다.

물질주의와 욕망 지향적 가치가 팽배해 가는 문화적 세속주의 영향은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의식과 삶에서 하느님과의 관련성을 약화, 부정하고 종교의 역할 감소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 세속주의는 이전 시대와 같이 하느님이나 그리스도교에 대한 노골적인 배척이 아니라 매스미디어 등을 통해서 현대인의 일상과 사고방식을 지배하는 문화적 형태를 띠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8. 결국,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신앙의 해'를 제정한 근본 목적은 무엇인가요?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 신앙의 해를 선포하신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과 그분에 대한 신앙의 아름다움'에 온 교회의 관심을 모으는 것입니다. 신앙이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만남에 바탕을 둘 때, 신앙은 그 온전함과 모든 광채를 되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앙의 해는 무엇보다도 "우리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앙의 해는 또한 더욱 힘차게 주님의 사랑을 증언하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믿음을 통하여,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서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앙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이웃으로 오시는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사랑을 실천하게 됩니다(<믿음의 문>, 14항 참조).

※ 이상은 교구와 본당에서 '신앙의 해'와 관련된 리플릿을 만드는 데 이용하도록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에서 제공한 자료입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의 동의를 구해 전문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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