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구럼비, 쫓겨나는 사람이 하늘이다!" ... 7월부터 본격 활동 시작

쌍용과 강정, 용산이 하나로 뭉쳤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강정마을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 그리고 이들과 연대해온 시민들은 6월 2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대성당에서 세 가지 사안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스카이 공동행동(SKY ACT)’ 출범 시국회의를 가졌다. ‘스카이공동행동’은 쌍용과 강정, 용산의 영어 이니셜(S, K, Y)에 고귀한 존재임을 뜻하는 ‘하늘’의 의미를 더해 이름을 붙였다.

▲ 쌍용, 강정, 용산의 연대 '스카이 공동행동' 출범 시국회의가 6월 28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렸다.  ⓒ한수진 기자

스카이공동행동은 9월 정기국회와 대선을 앞두고 쌍용차 해고자 복직, 강정 해군기지 건설 중단,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과 진실규명에 대한 공론화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문정현 신부가 광주인권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 3천만 원을 쌍용, 강정, 용산의 연대활동을 위해 쾌척하면서 출범의 박차를 가하게 됐다.

문정현 신부는 “용산과 쌍용, 강정, 전국토가 이렇게 이명박에게 시달리는 것을 이제는 그냥 볼 수가 없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생각이 아니겠나”라고 스카이공동행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 문정현 신부 ⓒ한수진 기자
“이제 시작입니다. 밑에서부터 훑어갑시다. 만나서, 오라는 데 가고, 우리가 만들어서 가고 하면은 아마 재주꾼들이 많이 생길걸요. 이 재주꾼들이 어느 날 날을 잡아서 그 때에 엎어치기를 합시다...(중략) 그날을 향해 가자, 이겁니다. 6박이 아니라 10박이라도 재미있게, 춤추며, 숟가락 가져오고, 젓가락 가져오고, 깡통 가져오고, 막히면 막히는 데서 텐트 치고 자고. 이런 싸움들을 한번 해봤으면 하는데 동참 하시겠습니까. 오늘이 바로 그 시작입니다. 시작이 참 분위기가 좋습니다. 열띱니다. 한 번 가 봅시다.”


스카이공동행동은 그 동안 각자 해왔던 세 가지 활동이 공동으로 대응을 펼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상임이사는 “쌍차는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용산은 철거민과 재개발 문제를, 강정은 자본을 앞세운 개발을 상징한다”면서 국가 폭력이라는 하나의 뿌리를 두고 있는 여러 사안들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유족 전재숙씨도 “정말 살고 싶었고, 살아보고 싶었던 저희들이다. 그런데 이 나라, 이 정부는 하루아침에 학살을 저지르고, 이어서 쌍용에서도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 강정도 마찬가지다”면서 “힘은 없지만 똘똘 뭉쳐서 연대하자”고 외쳤다.

“노동자가 하늘이다. 구럼비가 하늘이다. 쫓겨나는 민중들이 하늘이다”를 모토로 공동행동에 나서는 스카이공동행동은 쌍용, 강정, 용산 각 활동단위가 준비하고 있던 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앞으로 공동의 대응 활동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7월에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 순회 결의대회’와 ‘강정평화 대행진(7월 30일~ 8월 4일, 제주도 전역), 영화 ’두 개의 문‘ 단체 관람 및 개봉운동, 용산참사 구속·부상 철거민 사면복권 및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활동이 계획되어 있다. 8월 중순 이후 스카이공동행동의 본격적인 지역 순회 활동과 서울 집중 투쟁을 병행할 예정이다.

▲ (왼쪽부터) 김정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전재숙 용산참사 유족·강동균 강정마을회 회장 ⓒ한수진 기자

▲ 스카이 공동행동 출범선언문을 낭독하는 참가자들 ⓒ한수진 기자

스카이공동행동 출범선언문

 


노동자가 하늘이다. 구럼비가 하늘이다. 쫓겨나는 사람들이 하늘이다.
쌍용·강정·용산 공동행동 _SKY ACT를 시작하며

쌍용! 강정! 용산!
이름만 떠올려도 가슴 아린 그 곳, 그 사람들, 그 생명들!

여기 경제성장과 개발의 이름으로, 국가안보의 이름으로 도리어 삶의 터전을 잃고 안전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본의 횡포와 국가 폭력에 의해 세계의 진정한 주인들이 도리어 쫓겨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겪는 고통은 다름 아닌 우리시대, 우리 모두의 고통입니다. 그들의 평화가 곧 우리의 평화입니다.

지금 여기, 쫓겨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꺼져가고 죽어가는 모든 생명의 이름으로 선언합니다.

노동자가 하늘이다! 구럼비가 하늘이다! 쫓겨나는 사람들이 하늘이다!
우리가 하늘이다! 모든 생명이 하늘이다!

SKY ACT(스카이 공동행동)는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강정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 용산참사 진상규명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하는 시민들의 연대행동입니다. 쌍용, 강정, 용산의 앞 자음을 따서 SKY ACT라고 명명했습니다.

쌍용, 강정, 용산은 우리 시대, 특히 이명박 정부 이래 수년간 대한민국 곳곳에서 한층 가혹해진 자본의 횡포와 국가폭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현장입니다. 그런데 19대 국회가 개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현장의 고통과 한숨에 제대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가올 대선에서도 이들의 상처를 보듬고 해결할 방안이 제대로 논의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제 고통의 현장으로부터 시민들의 자구적인 연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스카이 공동행동은 이 땅에 함께 살기 위한 시민들의 소박한 염원들이 만들어가는 자발적 연대행동입니다. 우리는 이 가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웃고 울고 즐기고 분노하며 공감할 수 있는 공동행동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기쁘고 즐겁게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는 노래하고 춤출 것입니다. 쌍용, 강정, 용산에서 시작하되, 전국을 돌며 대한민국 곳곳 현장의 고통에 기꺼이 함께 할 것입니다.

이 즐겁고 따뜻한, 가난하고 용감한 연대에 각계각층 시민들이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호소합니다.

노동자가 하늘이다! 구럼비가 하늘이다! 쫓겨나는 사람들이 하늘이다!
우리가 하늘이다! 모든 생명이 하늘이다!

잠자는 하늘님들, 기죽은 하늘님들, 이제 그만 일어납시다.
이 비틀린 세상, 이 거꾸로 선 현실, 조율 한번 해봅시다.

2012. 6. 28.
쌍용·강정·용산 공동행동 _ SKY ACT 출범 시국회의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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