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 날에 맞춰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개관

▲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 어린이날에 맞춰 개관식을 가졌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기 위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서울 성산동에서 개관식을 가졌다. 2003년 12월 할머니들이 박물관 건립을 위한 주춧돌기금을 마련한 지 10년만의 일이다.

박물관은 본래 서대문 독립공원 내 매점부지에 건립될 예정이었으나 순국선열유족회와 광복회 등 독립유공자 단체들이 “위안부 박물관은 독립공원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고, 정부의 예산지원불가 결정까지 내려지면서 난항을 겪었다. 결국 2만여 명 시민들의 모금으로 20억을 모아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 자락에 박물관을 마련할 수 있었다.

2층 양옥집을 개조한 박물관 앞마당에서 개최된 개소식에는 생존자 할머니들과 박물관 건립에 손을 보탠 시민들,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해온 일본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위안부' 생존자를 대표해 무대에 오른 김복동 할머니는 “박물관은 우리 후손들의 것이다. 박물관이 역사의 공부방이 되도록 활용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남쪽과 북쪽의 정부가 서로 화합해 전쟁 없는 나라를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은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의 주인공인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

최영희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여성과 안보, 평화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호가 12년 전에 채택되었음에도 한국 정부는 아직 이를 이행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더 많은 자료를 모으고 전쟁과 평화 박물관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축사를 전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은 과거의 기억을 보존하고 미래에 평화가 뿌리내릴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서울시가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의 행복과 박물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초대 박물관 관장은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가 맡았고, 방송인 류시현, 배우 권해효, 농구 코치 전주원, 영화감독 변영주 씨가 홍보대사에 위촉되었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으로 이루어진 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역사와 문제해결 운동과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고 세상을 떠난 생존자 할머니들의 추모관이 마련되어 있다. 또 아프가니스탄, 코소보, 콩고 등 다른 지역의 여성 전쟁 피해자들에 관한 사진과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지하 전시실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시 상영된다.

박물관 관람 시간은 화요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이며 5월 한 달간은 요일에 관계없이 문을 연다. 요금은 어린이 1,000원, 청소년과 65세 이상 어르신 3,000원, 일반 5,000원이다. (문의)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02-392-5252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이 겪었던 역사를 기록하고 교육하기 위한 공간이다.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2층에 마련된 추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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