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평위 박정우 신부, “신자 정치인을 위해 기도하고 격려, 감시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
4.11 국회의원 선거 결과 당선자 300명 중 천주교 신자는 73명(24.3%)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당별로는 민주통합당 43명, 새누리당 27명, 자유선진당 2명, 통합진보당 1명이다.
민주통합당 인재근, 임수경, 박지원, 문재인 등 당선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도 신자 …… 심재철, 정병국, 한선교 등 당선
가장 많은 신자 당선자를 배출한 민주통합당의 경우, 2011년 말 별세한 김근태 씨의 부인 인재근 당선자, 1989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표 자격으로 참가했던 사회운동가 임수경 당선자가 초선 의원으로 19대 국회에서 일하게 됐다. 대표적인 신자 정치인으로 꼽히는 문희상, 이미경, 박지원, 우윤근 의원 등 민주통합당 중진들도 당선됐고,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좌장’으로 불리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천주교 신자로 알려졌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천주교 신자이다. 또한 ‘박근혜의 경제교사’로 통하는 이한구 의원, 1980년 ‘서울의 봄’에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냈던 심재철 의원도 당선돼 신자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으로 최근에 인종차별과 학력위조 논란에 휩싸인 이자스민 당선자도 천주교 신자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병국 의원, MBC 아나운서 출신의 한선교 의원, 국가정보원 2차장이었던 김회선 씨도 당선됐다. 이들 세 명 신자 정치인은 4월 5일 민주노총이 선정해 발표한 "반노동 낙선대상자 11명"에 이름이 올랐었다. 또한 정 의원과 한 의원은 2009년 종합편성채널 미디어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돼 지난 2월 25일 조중동방송 저지 네트워크가 발표한 "총선 심판대상 정치인 명단"에 속했다.
정평위 정책질의에 응답한 새누리당 신자 당선자 4명 모두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반대
한편, 총선을 앞두고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대구, 대전, 부산, 수원, 안동, 인천 등 6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이하 정평위)는 관내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자에게 사형제도, 4대강 사업, 원자력발전, 제주 해군기지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정책질의를 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천주교 신자 중 정책질의 대상이었던 당선자는 30명인데, 이들 중 17명(56.6%)이 응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4.11 총선에서 1당의 자리를 지킨 새누리당은 정책질의 대상이었던 당선자 14명 중 4명(28.6%), 김상훈 · 김세연 · 안덕수 · 원유철 당선자가 응답했다. 각 정평위 정책질의 문항 중 정부 국책사업에 대한 대표적인 문항으로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새누리당 당선자 4명은 모두 반대하였다.
박정우 신부, “여당 가톨릭 신자 의원 중 신앙과 양심 따르는 목소리 찾기 어려워”
“신자 정치인을 위해 기도하고 격려, 감시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
박정우 신부(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는 4월 22일자 <가톨릭신문> 특별기고 <‘섬기는 정치인’ 만나고 싶다>에서 지난 18대 국회의원 중 개신교·천주교를 통틀어 그리스도교 신자가 65.9%에 이르지만 “지난 4년 동안 우리나라 정치와 입법 활동이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부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그동안 벌어진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 공권력의 남용, 사회적 약자에 대한 횡포 등으로 국민들은 대부분 절망하고 있다”며 그리스도인이라는 신원 의식이 정치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느냐고 물었다.
이어 박 신부는 “가톨릭 신자는 좀 다를 것이라는 기대도 접는 것이 좋다”며 2008년 5월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난자 매매를 허용하는 생명윤리법 개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을 예로 든다. 또한 그는 “몇 년간 가톨릭교회는 4대강 사업의 위법성과 환경파괴 등 정부의 여러 정책의 비윤리성을 지적해 왔”으나 “이런 사안에 대해 여당 가톨릭 신자 국회의원 중에 당파적 입장을 떠나서 신앙과 양심에 따르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톨릭 신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며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고 섬기러 오신 예수님을 본받으려는 정치인을 만나고 싶다”며 19대 국회의원이 될 신자들을 위해 “기도도 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이들을 격려하고 감시하는 것도 이들을 뽑은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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