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금자 씨의 어린이 카페 이야기]

지난 6개월 동안 발걸음을 하지 않았던 빈이가 지난 주 목요일부터 다시 까사미아에 놀러오기 시작했습니다. 빈이는 누구보다 먼저 와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물다 아저씨, 아줌마가 뒷정리하는 것을 다 보고 집에 갑니다. 때로는 아줌마가 접시, 포크, 컵을 행주로 닦는 일을 옆에서 기꺼이 거들기도 합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까사미아에 놀러오는데, 그 중에 마음이 더 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빈이도 그런 아이들 중의 한 명입니다.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까사미아에 아이들이 적게 와서 정말로 조용했습니다.

그래서 큘로 아저씨와 큘라 아줌마는 빈과 오랜 시간을 함께 마주 앉아 놀았습니다. 어쩌면 올 4~5월에 멀리 이사 갈 지도 모른다고 하기에 빈의 자취를 간직하고 싶어서,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하는 빈에게 아저씨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했습니다.

이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진지한 표정으로 아저씨의 얼굴을 관찰하며 작은 도화지에 열심히 그렸습니다. 아저씨의 초상화에 이어 아줌마의 초상화도 그려 줄 수 있냐고 하자 당연하다는 듯이 아줌마도 본 모습보다 훨씬 젊게 그렸습니다.

 

 

 

 

 

 

 

 

 

 

 

 

친구들과 놀 때는 11살 만큼의 장난기를 부리는 빈이가 그림을 그릴 때만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뿜어냅니다. 그 나이답지 않게 진지하고 관찰력과 집중력 또한 대단합니다.

컴퓨터 디자인이 직업인 아빠의 재능을 물려받아서 그림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커서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큘로 아저씨처럼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했습니다. 19살이 되면 큘로 아저씨처럼 까사미아 주방장으로 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빈이가 까사미아에서 아저씨와 아줌마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느꼈나봅니다.

까사미아의 체험을 통해 이곳에 오는 아이들 중 소수라도 훗날 자신을 개방하여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려는 아이들이 있다면 아저씨와 아줌마에게는 그보다 더 큰 기쁨과 보람은 없습니다. 

어린이 카페 까사미아 caffecasamia

까사미아는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이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책도 읽고,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대화도 나누고, 이탈리아 요리 파스타도 먹는다. 물론 모든 게 공짜다. "우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복음말씀을 어린이들에게 실천하는 것이다.

인천행 1호선 동암역 북광장에서 십정초등학교 건너편 수협 골목에서 200M 들어가 공용주차장 앞에 서면 바로 맞은 편에 <어린이카페 까사미아> 간판을 마주할 수 있다.

   
연락처는 032-446-0065이며
후원하실 분은 국민은행 644201-01-376314 로 하면 된다.

까사미아는 2010년 6월 5일 최금자 김용길 부부가 자신들이 살던 집을 개조해 인천에서 시작했다.

사이트: http://cafe.daum.net/caffecasamia

글 최금자 (엘리사벳, 어린이카페 까사미아 대표, 세세상을 여는 천주교여성공동체 공동대표)
사진 김용길 (베드로, 어린이카페 까사미아 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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