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금자 씨의 어린이 카페 이야기]

오늘은 2월 25일 토요일.
추위가 누그러들고 봄방학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까사미아에 많이 놀러옵니다. 까사미아에 초창기부터 놀러왔던 당시에는 초딩6, 지금은 중2로 올라가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녀석들이 초딩 때 씨름하느라 큘로 아저씨(김용길)와 큘라 아줌마(최금자)의 이마에 땀방울이 참으로 많이 맺혔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서로의 말귀를 알게 들게 되었고, 때때로 영어로 농담도 곧잘 합니다. 성, 식, 승, 석, 훈, 욱, 빈, 욱, 희 중에서 중1 되는 식과 욱 빼고 나머지 7명은 초딩 동창이며, 거의 다 같은 교회도 나갑니다. 오늘은 8시부터 12시까지 신나게 축구를 했다며, 까사미아 문턱을 넘자마자 배고프다고 난리였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며 성이가 “Hello!"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How are you?"
"I'm fine. Hungry."
여기까지는 아무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큘라 아줌마는, 카페는 음식점이 아니란 걸 알려주고, 영어로 대화하는 기회도 마련할 겸해서 콩글리시로 아이들과 대화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What difference is there between cafe and restaurant?"
"Cafe is Casa Mia."

아줌마는 '성'의 대답에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코믹하기도 해서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O.K!"
"And then?"

오케이라는 말에 자신감이 충천한 성이는 “And then?"이라는 물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는,
"I'm genius. I'm smart!"라며 자기 자랑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Oh, my God!"

그 때 마침 욱과 창이 뒤늦게 도착했습니다. 핸드폰으로 열심히 게임을 하면서 한국인데 왜 영어로 말하느냐고 항의하는 욱, 영어라면 자신만만하다는 희.

"How do you think about his opinion, Hee?"라고 희에게 질문했습니다.
그 뜻을 알아듣지 못한 희는 후배인 식에게 고개를 돌리며,
“무슨 말이냐?”
아줌마가 들을까봐 ‘형, 성이 형의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것이라고 속삭였습니다.

“Casa Mia, children, no money. Restaurant, Adult, money, many!"
아줌마는 ‘푸하하!’하며 배꼽을 잡았습니다.
“그래 희는 참 용기가 있다.”고 칭찬했습니다.

영어가 한국어처럼 우리의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권에 있는 사람만큼 잘 할 수 없지만 용기를 가지고 시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코믹한 소통이 끝날 무렵, “큘로 아저씨와 큘라 아줌마 세대보다 너희들의 세대는 세계를 향해 열려있어 더 넓은 곳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콩글리시를 말하는 아줌마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으며 잘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스파게티를 먹기 전까지 나눈 짧은 영어였지만 아이들의 열띤 반응과 아우성은 대단했습니다. 학교에서 영어수업도 없고 영어를 전혀 배우지 않는다고 우기던 욱이까지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에, “Be quiet!"라는 말을 아줌마에게 넌지시 날렸습니다. 아니 영어를 모른다더니 하며 일부러 따졌더니, 아줌마가 말한 것 듣고 흉내 낸 것이라고 시치미를 뚝 떼었습니다.

형들 옆에서 책을 읽으며 영어 레슨 과정을 본 빈에게 한 참 후에 ‘재미있었냐? 무슨 영어 단어를 들었느냐?’고 물었습니다. 대답 대신에 빙그레 웃더니, “O.K!, hungry"는 알아들었다며 말했습니다. 빈은 자신의 별명이 진공청소기(모든 음식을 다 먹는다는 의미)라 '배고프다'는 알아들었다고 했습니다.

형들이 다 가고 혼자 남게 된 빈이는 큘로 아저씨와 지점토 놀이를 했습니다. 오늘은 중딩 2학년 친구들 덕분에 짧은 영어 복습도 하고, 코믹하고 창의력 넘치는 영어 레슨도 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연락처는 032-446-0065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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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미아는 2010년 6월 5일 최금자 김용길 부부가 자신들이 살던 집을 개조해 인천에서 시작했다.  

사이트: http://cafe.daum.net/caffecasamia

글 최금자 (엘리사벳, 어린이 카페 까사미아 대표, 세세상을 여는 천주교여성공동체 공동대표)
사진 김용길 (베드로, 어린카페 까사미아 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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