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희망사목연구소 사순절 묵상집 펴내..<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하리라>, 빛두레, 2012

▲ 함세웅 신부.
함세웅 신부(청구성당,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원장))는 사순절에 맞추어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하리라>는 묵상집을 출간하면서 임진년 올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와 12월 대통령 선거를 예감하며 “우리는 모두 공동선을을 실현하고 민주주의의 물줄기를 바로세워 세상의 빛과 누룩이 되어야 한다”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촉구했다.

2012년 올해는 1592년 임진왜란의 칠주갑, 꼭 420주년이 되는 해이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개막(1962년)된지 50주년을 맞고, 유신정변(1972년) 40주년, 그리고 6월항쟁 25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민족의 위기 속에서 교회쇄신과 민주주의, 인권,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쓴 청년, 학생, 노동자, 농민 등을 “은인과 성인으로 기억하며 진지하게 살아야 할 해”라고 전했다.

함 신부는 독일신학자 요한네스 메츠의 “사실 예수님을 기억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예수님을 제대로 기억한다면 예수님처럼 살고, 예수님처럼 죽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주일미사 역시 예수를 기억하는 모임으로 예수처럼 살고 죽겠다는 다짐과 결심이라고 전했다. “그러니 미사봉헌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일이냐?”고 묻는 함 신부는 “예수님의 죽음을 한낱 관념으로 접근할 뿐, 일상의 삶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미사전례를 관람하듯이 바라보고만 있으니 어떻게 내적 쇄신과 변화를 이룰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예수는 역사 현실에서 늘 새롭게 존재하시고 살아계시는 분이라며, 함 신부는 “용산참사의 그 현장에서 부에 타죽은 분들, 그분들을 잃고 울고 있는 가족들, 쌍용자동차의 희생 노동자들, 짓이겨진 4대강의 상처와 아픔, 제주 강정마을에서 파괴되고 있는 구럼비 바위, 통곡하는 주민들과 불철주야 기도하고 있는 형제자매, 수도자, 사제들, 이들 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모습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예수의 생애 중 가장 강력한 교훈을 주는 장면으로 ‘예수가 성전 앞뜰에서 환전상들의 돈판과 동물을 파는 장사꾼들의 상을 엎으신 이야기’를 지목하며, 이는 “불의 앞에 분노하신 청년 예수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며 “기존 정치체제와 경제체제를 뒤엎으신 변혁의 행업”이라고 전했다.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하리라>, 빛두레, 2012
여기서 돈판은 자본 중심의 금융체제, 돈놀이의 금융체제, 문어발식 한국 재벌의 탐욕이며 동시에 “성전 뜰앞에서의 장사판은, 먼저 구해야 할 하느님나라와 정의를 외면한 채 덤만을 추구하는 현실에 매몰된 모든 종교 특히 한국가톨릭의 외형주의와 상업주의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다라서 함 신부는 “온통 황금만능주의, 관료행정주의, 법체제중심주의의 표본으로 타락한 울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반성하자”면서, “교회야, 너마저 상업주의에 빠져들고 있느냐?”고 꾸짖으며 명동성당 개발에 머리를 흔들고 있는 많은 이들의 뜻과 시대의 징표를 읽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1592년 임진왜란은 지금 한미FTA로 재현되고 있으며, ‘한미자유무역협정’만이 살길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친미매국노 관료 정치집단’을 이완용과 송병준 등 일본과의 병합을 조선의 살길이라며 앞장섰던 이들에 비유했다.

덧붙여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트리엔트공의회(1545~1563)와 제1차 바티칸공의회(1869-1870)의 폐쇄적이고 독선적, 배타적 자세를 청산한 20세기 가톨릭교회의 새로운 선택이었지만, “아쉽게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끝난 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반작용이랄까 타성화로 이 열정과 쇄신의 열기가 사라지고, 이제는 교회공동체가 침체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함세웅 신부는 회개의 때인 사순절에 “다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되살려 참으로 쇄신하고 제2의 성령강림을 재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에 출간된 사순절 묵상집은 서언에 해당하는 함세웅 신부의 글뿐 아니라, ‘자 일어나 가자’라는 제목으로 고병수 신부(제주교구)가 강정 해군기지와 한반도 평화 문제를 다루고, 김인국 신부(청주교구)는 ‘애국과 매국’이란 주제로,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가 한미FTA를 중심으로 신자유주의 문제와 사회교리를 다루고, 양승규 교수(서울대)가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 총선과 대선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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