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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우리 하느님 집에 가서 놀자!④두레터를 연 이덕진 신부 인터뷰

두레터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이덕진 신부님께 질문한 몇 가지 내용을 추려 정리해 봅니다.

* 청소년사목에 대한 교회의 고민이 깊습니다. 그런데 보통 중·고등부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갖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데, 초등부에 대해서는 그런 경우가 흔하지 않습니다. 두레터는 유치부부터 중등부까지가 대상이어도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초등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초등부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시도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심곡본동 이전에 사목하던 구월1동 성당에서 중·고등부를 동아리로 활동하니 당시 교적인원의 30~40%만 참석하던 아이들이 80%까지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중고등부 아이들은 입시를 앞두고 있으니 공부 부담 때문에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좀 더 어렸을 때인 초등부를 위한 대안과 안 나오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서 놀던 것이 중·고등부에도 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려면 유치부나 초등학교 1학년처럼 아주 어린 시절에 아이들이 처한 교육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에서는 고3이 뜨거운 감자같은 사목대상이라 그들에게 신앙에 대해 별로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중고등부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게 된 것이 오래되었습니다. 이제는 초등부가 점점 뜨거운 사목대상이 되어갑니다. 중고등부 50명에서 25명이 줄어들면 크게 위기감이 느껴지지만 초등부 150명에서 25명이 줄어들면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줄어들다보니 이젠 초등부도 교적 대상 중 절반 정도밖에 성당에 나오지 않습니다. 초등부가 잘되야 중고등부에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보통 젊은 신부님들이 청소년 사목에 대해 관심을 가지시는데, 은경축도 지난 원로신부님께서 이렇게 어린이들에게 애정을 보이시는 것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 사실 본당사목자가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주임사제가 많은 사목 영역 중 아이들 사목에만 특별히 관심을 쏟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청소년 사목은 보좌신부에게 맡기는데, 보좌신부는 본당 내의 위상이나 짧은 임기 동안에 무언가 시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사실 단기간에 결실을 보기가 어렵고 무언가를 했을 때 5년~10년이 지나야 조금씩 그 변화가 느껴질까 말까한데, 그런 불확실한 전망을 갖고 많은 노력을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청소년 사목의 위기가 더 깊어졌다고 봅니다.

저는 교회가 사목적으로 교육을 전달하고 있는가 하는 솔직한 문제제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제생활을 하며 만난 아이들이 대략 5천명은 될텐데, 이 아이들이 내 자식이라면 이렇게 교육시키겠는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 자식들에게 좋은 것을 교육시키고 싶은 부모의 마음, 사목자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두레터 프로그램이 그나마 최선이라고 생각하여 소개하는 것입니다. 더 좋은 것이 있다면 저는 지금이라도 당장 두레터를 버리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시킬 것입니다.

* 두레터 운영에 대해서 본당 사목회에서 함께 논의하십니까?

⇒ 두레터는 자생력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본당 사목회에서 두레터 운영에 관해 논의해 본 적은 없습니다. 두레터가 본당의 지원을 받고 간섭을 받기 시작하면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보고하고 결재하는 과정이 생겨나면 형식면에서 제약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본당 사도직 단체로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사제의 인사이동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지속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간혹 사목회 안에서 두레터 아이들이 성당을 지저분하게 하거나 전기요금이 더 나온다는 불평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두레터 운영을 제한하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설득하는 정도입니다.

* 두레터 운영의 성과와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가장 큰 어려움은 교사확보입니다. 다른 본당에서도 두레터 운영에 대해 문의하고 도움을 요청하는데 지금 교사들은 두레터 1호와 2호 활동으로도 더 이상 여력이 없습니다. 두레터가 원하는 교사는 연극을 지도하는 교사의 경우 연극만 하는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에 대한 인식이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아야 하는데 그런 교사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교사들을 양성할 수 있는 어떤 체계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옹달샘에게 교재도 만들고 교사양성도 좀 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성과라고 한다면 아이들이 실제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그 변화를 제가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레터를 하기 전에 창의력 지수가 낮았던 아이들이 두레터를 하며 80% 위로, 즉 상위 20% 이내로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하느님이 주신 생명력을 꽃피우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어떤 아이는 정말 산만하고 학교 성적도 엉망이어서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두레터를 참여하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겨서 일상생활에서의 태도도 매우 많이 변했고 다음 시험에는 꼭 1등을 해보겠노라고 스스로 다짐하며 노력을 한다고 그 어머니가 감격해서 울면서 전화를 했습니다. 저는 “그 녀석이라면 정말로 해낼거야!”라고 격려했습니다.

사실 두레터를 시작하며 부모들을 설득했는데도 선뜻 아이들을 두레터에 맡기지 않아 복사단은 의무적으로 두레터를 시켰습니다. 처음엔 복사단을 하기 위해 억지로 두레터를 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학원도 그만두고 두레터만 다닙니다. 두레터가 지향하는 의미를 이제는 조금씩 깨닫기 시작하는 겁니다. 성당에서 아이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변화들이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레터를 연 이덕진 신부님


인터뷰를 마치고 두레터 현장으로 취재가는 길에 이덕진 신부님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 주셨다.

“70년대 중반쯤인가 아이들 캠프를 준비하며 교사들에게 개신교에서 재미난 프로그램이 많다니 좀 배워오라고 하여서 처음 추적놀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더랬습니다. 암호를 풀며 포스트를 이동하는 프로그램이 너무나 새로워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였고 그 당시 크게 히트를 쳤습니다. 30여년이 지난 올해 여름 캠프를 준비하며 교사들이 짠 프로그램을 보니 여전히 추적놀이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개신교에서도 아직까지 추적놀이 프로그램을 할까요?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하며 여러모로 변했는데, 성당에서는 30년 전 그대로이니 참으로 놀랍지 않습니까!”

/이미영 200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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