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심곡본동 성당과 부개2동 성당 두레터

신앙교육에도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두레터 시작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 두레터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이지영 어린이에게 두레터에 참여하면서 무엇이 좋냐고 물어보았다. 지영이는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대뜸 “꿈이 많아졌어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졌어요.”라고 말했다. 성당에서 하는 교육으로 꿈이 많아지다니, 가슴이 왠지 뭉클해졌다.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이런 꿈과 기쁨을 줄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3년째 두레터에 참여한다는 초등학교 3학년 강태림 어린이에게 주일학교가 좋은지 두레터가 좋은지 물어봤더니 별 시덥지 않은 질문을 한다는듯 “당연히 두레터죠!”하고 말하고 날 한심하게 바라봤다. 태림이는 두레터에서 하는 수업들이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태림이는 글쓰기 수업이 싫다고 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친구는 자기는 좋은데 왜 넌 싫어하냐며 서로 툭탁거렸다), 그래도 대체로 재미있고 좋다고 했다.

두레터가 생길 때 또 하나의 주일학교가 생겨 이중체제로 운영되는 것인가라는 오해가 많았다. 두레터는 처음 시작부터 교리교사들의 협조를 요청하며 주일학교 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교리교사들은 주일학교 수업과 별개로 운영되는 두레터를 ‘일’로 생각하여 부담을 많이 느꼈다. 이 신부는 2006년에 주일학교를 소공동체로 재편하고 각 소공동체에 담당 교리교사를 배치하여 두레터에서 배운 것을 소공동체 모임에서 나눌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인사이동으로 인해 이 시도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사실 주일학교는 1주일에 한 번, 1시간 수업 중에 아이들 조용히 시키느라 허비하는 시간을 빼면 15분도 채 가르치지 못한다. 방학빼고 한 학기 4개월 동안 1시간씩 꼬박 배운다고 해도 16시간밖에 안된다. 이 신부는 그럴 바에야 차라리 평소 때는 성당에 와서 신나게 놀게 하고 방학 때 이틀 정도 날을 잡고 하루 8시간씩 집중교리를 하는 게 낫겠다 싶다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여름캠프 전에 캠프 참가를 위한 의무사항으로 집중교리를 받도록 하면 충분히 교리교육을 받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레터는 수업에 따라 신앙적인 주제를 한두 번 다루기는 하지만, 교사도 신자 아닌 이들이 있고 참여하는 어린이도 신자 아닌 이들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두레터에서 배우는 것들은 신앙교육과는 상관없어 보인다. 하지만 성당에서 아이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삶에 힘이 된다면, 성당이 지겨운 교리를 배우는 곳으로 각인되는 것보다 더 낫지 않나 싶다.

이 신부는 주일학교와 두레터의 역할이 나름대로 모두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기도나 성경을 배우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창의력을 갖고 기쁘게 배워야 한다. 그래서 이 신부는 교리교사들이 두레터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두레터 교사들은 모두 신자는 아니지만(비신자가 3명이었는데 2명은 두레터 지도를 하며 신자가 되었다), 아이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맞는 방법론으로 접근을 한다. 교리교사들도 두레터 교사와 같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언어로 신앙교육을 할 수 있다면 주일학교는 아주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교리교사들은 그런 교사로 양성될 엄두를 차마 내지 못한다. 그저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봉사로, 일로만 교리교육에 임하다보니 오래 활동을 못하고 소진되는 느낌으로 힘들어 하는 것이다. 이 신부는 교리교사들이 지금 보다 더 기쁘게 봉사할 수 있는 환경과 지원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청소년 사목에 대한 교회 안의 근심은 많지만 이를 해결해 보려는 새로운 시도는 그리 많지 않다. 두레터를 만든 이 신부는 이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미련없이 두레터를 버리고 그것을 선택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제 생활 26년의 원로 사제이면서도 보좌 신부와 같은 열정으로 청소년 사목을 고민하는 이 신부와 또 전문성을 겸비한 신앙심으로 아이들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활동가 옹달샘의 노력은 두레터 3호, 4호로 계속 확장될 예정이다. 두레터의 사례를 실천하려는 본당들에서 이 신부와 옹달샘의 도움을 받아 곧 두레터를 열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레터는 2006년 인천교구 교리교육 엑스포에서 요리교실 아이들이 참여한 모든 교리교사들에게 자기들이 만든 샌드위치를 대접하고 택견 시범과 오르프 음악 공연을 선보였다. 2007년 교리교사의 날에도 교리교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며 작은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옹달샘이 작성한 두레터에 관한 인천교구 교리교사 아카데미 졸업논문 “예들아! 우리 하느님 집에 가서 놀자!”는 우수논문으로 선정되어 여러 곳에 배포되었다. 두레터의 사례가 널리 알려져 많은 본당에서 시도되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이신부와 옹달샘은 많은 두레터가 생겨나 네트워크 모임이 이뤄져서, 더 많은 연구와 더 큰 발전이 두레터에서 생겨나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생명의 웃음소리를 마음껏 웃어 제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 꿈이 정말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미영 2007.9.27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