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지요하, 도서출판 가야, 2011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문학>지 신인상을 받고 12편의 책을 출간해 온 지요하 작가가 2002년 장편 <죄와 사랑> 이후 10년 만에 장편소설 <향수>를 펴냈다.

▲ 지요하 장편소설 <향수>. (도서출판 가야) 398P/15,000원
<향수>는 충남 태안이 고향인 작가가 1990년 5월부터 1992년 9월까지 ‘고향타령’이라는 제목으로 104회에 걸쳐 지역신문에 연재했던 소설을 묶어낸 것이다. "들에는 지금도 무지개가 뜬다"라고 말했듯이, ‘태안 사람’으로서 작가는 고향에 대한 애틋함과 20년 전 태안의 정서, 시대적 상황, 지명, 고향 사투리까지 그대로 담아냈다.

“여러 가지로 오늘의 상황이 20년 30년 전으로 돌아간 실정임을 절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다보니 소설 안에 들어 있는 20년 30년 전의 상황들이 오늘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음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월은 사반세기가 지났건만 변한 것은 없습니다. 변화야 있었지만 그 변화는 곧 능멸되었고 퇴보를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30년 전이고, 30년 전은 오늘입니다. 심각한 역주행 현상 속에서 파생한 ‘국격(國格)’이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30년 퇴보’를 확실하게 표징하는 자기 모멸적이고 자화상적인 언어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은 소설이지만 당시 태안의 정서와 사회상이 담긴 서민들의 삶의 기록이며, 지역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연재 당시의 글을 그대로 담았다”고 밝혔다.

소매치기로 인해 인연을 맺게 되는 두 주인공 허칠만과 한미숙, 그리고 주인공의 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삼각관계, 작가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허칠박(허칠만의 육촌 형)이 겪는 농촌 문제와 반미 감정 등은 당시 태안의 현실과 시대상을 반영한다.

▲ 소설가 지요하씨. ⓒ대전일보
작가 지요하 씨는 “글을 쓴 것도, 이번 책 출간에 지역 출판사를 선택한 것도, 모두 고향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고 말하면서, “대형 출판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는 양심상 광고를 하지 않았다. 불안감과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역에서 많은 호응이 있어 다행”이라고 고백했다.

또 독자들에게도 “사람들에게 원초적으로 존재하는 ‘향수’라는 정서는 귀한 것이지만 어느새 그것을 잊고 살고 있다. 그리워해야 할 것들을 그리워하면서 사는 마음이 결국 이 세상에 ‘희망을 꽃’을 피워낼 것이다. 이 책이 모쪼록 독자들에게 그러한 ‘향수’를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요하씨는 앞으로도 사회현상을 다룬 장편소설 '동트는 로마'와 1985년 일간지 연재물 '저문산에 별이 뜨다', '인생', 1990년대 태안 소재 서남중(현재 남면중학교) 사태를 모티브로 삼았던 ‘등불' 등을 현대적 감각으로 각색해서 출간할 예정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