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깨달음-변경환]
매주 목요일 지평선고등학교에서는 교사 마음공부가 있다. 학생들도 매일 마음일기를 쓰면서 일주일에 두 시간씩 교장 선생님과 마음공부를 한다.
우리나라에 원불교 특성화 대안학교들은 8개가 넘는다. 그리고 모든 원불교 대안학교는 마음공부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천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중고등학생 시절을 마음공부를 통해 마음일기를 쓰면서 졸업을 한다.
원불교 마음공부는 종교적 강압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마음공부의 순서를 잠시 쫓아보자.
1. 매사 모든 순간에 경계를 알아차린다.
2. ‘앗! 경계구나!’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는다.
3. 그 상태에서 내 마음을 바라본다.
4. 상대 마음도 헤아려보기를 한다.
5. 좋은 해결방법을 연구한다.
6. 자성의 정(定)을 세운다. (마음 결정하기)
7. 행동으로 옮긴다.
이런 순서에 따라 마음일기를 쓰는데, 순간의 경계를 잘 잡아서 ‘나의 마음을 바라보고, 너를 헤아리고, 나를 바꾸는 노력’으로 마음공부를 한다. 다음은 부끄럽지만 필자의 마음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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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는 원래의 평정했던 마음이 경계를 따라 요란해지고 이를 바로 깨달아 은혜를 찾고 서로에게 은혜를 심는 과정이다. △△의 청소시간 늦는 행동을 보면서 경계가 생긴 나의 마음을 보면서 왜 그랬는지 다시 되짚어보는 마음일기가 되었다. 그러기에 매일 매 순간 유무념(有無念)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마음공부는 가르친다.
물론 이 마음공부는 원불교 법전에 바탕을 둔 것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길이 되고 있다. 졸업을 해서도 저마다 힘에 겨울 때 마음공부를 다시 찾는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공부가 아이들에게 몸으로 배어있음이 느껴진다.
원불교 대안학교에는 마음공부가 있다. 그럼 우리 가톨릭교회에는 무엇이 있을까?
머리에 선뜻 떠오르는 것은 무지개원리(차동엽 신부), 청소년성장프로그램(양업고), PESS(논산대건고) 등이 있다. 아마도 가톨릭교회 역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영성 및 생활프로그램들이 다양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다음 차례는 무엇이 있을까? 예를 들어 ‘무지개원리’를 생활지도로 삼는 대안학교들이 생겨나면 어떨까? 아니면 가톨릭 학교와 본당 주일학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 시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지난여름에 논산대건고등학교에서 PESS 교사 연수에 참가했는데 만일 가톨릭 대안학교에서 이런 귀한 프로그램들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오늘날 원불교 대안학교의 마음공부는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보편화하고 있다. 가톨릭 교육자들에게 묻고 싶다.
“무엇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변경환(베드로)
지평선고등학교(특성화 대안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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