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예수 이름으로 모인 곳이 성전, 이 세상이 제대‘촛불바람에 응답하는 제20차 시국미사, 서울역에서 봉헌
  • 두현진 기자 ( du03@paran.com )
  • 승인 2008.11.25 13:09 | 최종수정 2008.11.25 13:09
  • 댓글 0

   

서울역 광장에서 시국미사 중에 난데없는 ‘직녀에게’라는 노래가 들려왔다. 이날 열린 미사 중에 최종수 신부(전주교구)가 즉석에서 노래를 선창한 것이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까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주변에서 미사를 지켜보던 노동자들도 주변에 몰려와 노래를 따라불렀다. 거리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천주교 신자들만의 잔치가 아닌 신앙유무를 떠나서 공감을 자아내는 한마당이었다.

11월 8일 오후5시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열리는 서울역에서 열린 이날 미사는 ‘촛불바람에 응답하는 스무번째 시국미사’였다. 천주교시국회의는 평소 미사를 봉헌하던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을 떠나 노동자들이 일년에 한번 전태일 열사를 기억하며 벌이는 전국노동자대회에 연대한다는 뜻으로 서울역 광장에서 미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현장 미사에 대하여 교회 일부 사제들은 평소 “미사를 정치 도구로 쓰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는 있다고, 행사 전날 만났던 김정대 신부는 전했다. “그러나 신자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로 하느님 백성인 가난한 노동자들과 더불어 하느님을 예배하는 행위는 폄하될 수 없다”고 말한다.

시국미사에는 최종수(전주교구)신부, 정만영(예수회)신부, 하유설(메리놀회)신부, 김인한(부산교구)신부등이 공동집전했다. 수도자와 평신도 약 200여명과 전야제를 준비하는 노동자들이 미사에 참여했다. 미사주례를 맡은 정만영신부는 “오늘은 연중 제32주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축일이지만, 예수님 이름으로 모인 곳이 성전이고, 이 세상이 제대이다. 오늘은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민주화, 정의평화를 위해 애쓰다가 돌아가신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미사에 임하자”라며 야외에서 드리는 미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강론을 맡은 최종수신부는 “전세계에 전쟁무기를 팔며 이라크민중을 죽이는 미국을 싫어하지만, 미국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미국에서는 흑인, 여성, 젊은이들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오바마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더구나 몇몇 미국 기득권층에서도 오바마를 지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득권층은 민중의 삶을 외면하고, 강남권의 몰표가 공정택 교육감을 뽑았다. 새로운 역사는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듯 그냥 다가오지 않는다. 서민,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반성을 촉구했다.

이어 최신부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채찍을 휘두르시며 성전에서 상인을 내쫓았다. 오늘 이 사회에 예수님께서 오신다면 청와대도 채찍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촛불, 연대, 양심이 우리를 아름답게 만든다. 국가권력에 대항해 촛불을 처음 든 여중생들이 희망”이라며 국가권력이 예수님 가르침에 벗어났다고 꼬집었다.

/두현진 글, 사진 김용길 2008-10-27 

두현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