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차 천주교 시국미사 정동 품사랑에서 열려

11월 8일(토)에 열리는 제20차 시국미사는 ‘전태일 열사 기념 노동자 전야제’ 행사와 연결하여 서울역 앞 광장에서 야외미사를 할 예정이다. 권오광 실장(천주교시국회의 상황실)은 지난 10월 25일 ‘민주민생국민연합’이 발족식을 가짐으로써 ‘광우병소고기 수입 반대’ 라는 단일 사안에 대한 촛불에서 민주, 민생 전 현안에 대한 촛불로 확장되고 있음을 알렸으며, 이런 변화에 천주교 시국미사도 발맞추어 연대할 것을 밝혔다.

한편 11월 1일 서울 정동 품사랑갤러리에서는 제19차 시국미사가 봉헌되었다. 이날 미사는 오기백(골롬반수도회), 이상윤(한국순교복자수도회), 정만영(예수회)신부가 공동집전하였으며, 위령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에 앞서 주님 품에 안기신 돌아가신 가족, 지인들을 기억하며 그분들과 이 땅에 살아있는 모든 이의 영혼을 위해 미사를 바쳤다.

강론을 맡은 이상윤 신부는 “사람이 살았을 때는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사귀지만 죽고 나면 서로 다른 꿈과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이 함께 묻히는 것을 볼 때 죽음이 마지막 말이 아닌 듯” 하다면서 어떤 유명한 한 정원사 이야기를 하였다. 이 정원사는 장미를 심으면 아름다운 장미꽃이, 과일나무를 심으면 과일이 탐스럽게 열리는 것을 보고 그 비법을 전수받으려고 한 사람이 그 밑에서 오랫동안 애썼으나 헛수고였다. 그는 비법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당장 이곳을 떠나겠다고 정원사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그 정원사는 빙그레 미소 지으며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말한다. 다만 장미나무에 꽃 한 송이만을, 과일나무에는 열매 하나만을 남기고 다 잘라버리자 꽃들과 열매들이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그렇게 풍성한 것이라고 했다.

이신부는 촛불을 든 우리도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들이 이유 없이 받는 비난과 아픔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더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 위해 겪는 과정”이라고 여기고 사람들이 힘들어 포기하려할 때 우리는 그들을 격려하며 끝까지 함께 촛불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미사 후 종로5가에 집결하는 촛불들과 합류하기 위해 참석자들은 서둘러 그곳으로 떠났다.

/최금자 글, 김용길 사진 200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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