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차 시국미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봉헌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을 중심으로 열리는 ‘촛불바람에 응답하는 시국미사’가 10월25일로 벌써 18번째 들어섰다. 날씨만큼 얼어붙은 정국에서 사회개혁을 바라는 시민과 교우들에게 그나마 숨통을 열어주고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날 미사에서는 공지사항을 통해 박순희 대표(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가 <우리사회의 미래 그리스도의 눈으로 보자>라는 만화책에 관한 보고를 하였다.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에 만평을 연재하고 있는 박흥렬씨가 그린 시국 만화책이다. 이 만화는 시국미사에 참여하는 교우들이 모금한 돈으로 제작되었으며, 전국에 있는 각 성당과 단체에 무료로 보급되고 있는데, 5백 권 단위로 주문이 들어오는 등 그동안 2만 권 가까이 배포되었다. 촛불정국 이후에 불거진 대운하 등 우리 사회 문제를 조목조목 쉽게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어 호응이 좋은 편이다. 이 날 박순희 대표는 만화 제작에 여러 방법으로 도움을 준 분들께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한편 예수회 김정대 신부 집전으로 이날 봉헌된 시국미사에는 약 70여명의 수도자와 평신도가 참여했다. 김정대신부는 미사강론에서 우리나라가 세계13번째 경제규모를 갖는 나라로 발전했지만 인권, 사상의자유, 언론의 자유등 인간적 가치는 외면당한다고 말했다. 김신부는 미국조지타운 대학교에서 한국의 근대화에 대해 이야기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근대화는 잘살기운동이다. 우리는 오로지 잘사는 것에 세뇌당해 인권, 정치, 사상, 언론의 자유는 보장받지 못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13번째 경제규모이지만 재활용품 수집하는 노인들비롯해, 엄청난 수의 신용불량자들은 싼값에 자신의 품을 팔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사법부는 부자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신부는 '기륭전자에서 노동자들이 사측에서 고용한 용역깡패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들에게 폭력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사진찍어 신고하라며 폭력을 방관했다'며 공평하지 못한 공권력집행을 비판하고, 삼성이건희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법부와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정부, 농업직불금 받은 권력층을 빗대어 '벼룩간을 빼먹는다. 파렴치범이다'라고 비꼬았다.

마지막으로 김신부는 “정부의 종부세 개편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1년에 2500만원 세금을 덜낸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은 1년동안 2500만원 벌지도 못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자비와 연민의 맘으로 세상과 이웃을 보자. 돈을 꾸어주었어도 채권자 행세를 하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사후 참석자들은 청계천 소라광장까지 거리행진후, '민생민주 국민회의 발족식 및 문화제'에 합류했다.


/두현진 글, 김용길 사진 200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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