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토마스 아퀴나스 “개인성화 뿐 아니라 사회참여도 신앙인의 사명”

제주도 강정마을에는 지금도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정부 측과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마을회 주민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을 매일 연출한다.

이러한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인들도 노력을 기울이는데, 민주노동당의 현애자 전 의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급기야 쇠사슬을 몸에 감고 중덕해안 입구를 지키고 있다. 뒤를 이어 민주당 제주도의원들도 8월 1일부터 밤샘 릴레이 농성으로 정치권의 참여를 이어갔다.

이를 주도한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 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을 만났다.

위 의원은 도의원으로서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할 때 당사자의 입장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과 평화적 해결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들었다. 그는 “슈퍼가 마을 입구에 두 개 있는데 한 쪽 집은 찬성, 다른 쪽 집은 반대. 가족들 간에도 어머니는 찬성, 자식은 반대. 이런 형태가 나타난다”며 찬성과 반대를 떠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위 의원 개인은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4·3항쟁의 아픔을 겪은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선포되었다면 이념에 의한 갈등, 군사적 분쟁에 의한 갈등 등이 없는 곳으로 가는 게 제주가 나아가야 할 미래라고 생각한다. “해군기지는 결론적으로 군사시설이고, 그 군사시설이라는 것은 앞으로 동북아정세 안에서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982년에 토마스 아퀴나스라는 세례명으로 천주교 세례를 받은 위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활동하는 것이 자신의 신앙과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말씀하신 것은 이웃 간에 서로 사랑하고 정의와 평화를 이루자는 것”이라며 “이를 사회에 구현하는 것이 저의 정치 활동”이라고 밝힌다.

해군기지 찬성 측에서 외부세력의 개입이라고 비판하는 종교단체들의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대해서도 위 의원은 “예수그리스도가 다니면서 혼자 개인성화 하지 않았다”며 “제자들과 함께 그 당시 부정부패 문제, 비리의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발언했다”고 말한다. 그는 “신앙인들도 본인의 개인성화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사회참여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개혁하는 역할이 종교인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질문: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원칙이 있는가?
답변: 해군기지 사업이 출발한 지점은 이렇다. 해군에서 대양해군을 표방하면서 해군기지 사업을 진행했고,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 관계 때문에 해군기지 사업을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강정이란 마을이 선택됐는데, 선택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일부 그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여 강정마을을 선택하게 했고 대다수의 주민은 강정이 해군기지가 들어설 장소로 선택된 내용에 대해서 모르게 됐다. 나중에 마을총회를 통해 우리 마을은 (해군기지를) 원하지 않음을 선언했지만, 행정에서 일방적으로 그 문제를 진행하는 바람에 현재까지 왔다고 보인다.

교회 입장에서는 국제적인 관계보다는 생명·평화적 관점에서 관여하고 있는데, 그것이 강정이 4년 동안 싸움을 끌어올 수 있었던 큰 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금 강정의 해군기지 사업은 많이 진행된 상황인데 개인적으로는 해군기지가 우리 지역에 오는 게 적합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찬성과 반대를 떠나서 문제의 내부로 들어가면 지역주민 간의 갈등이 너무나 크다. 슈퍼가 마을 입구에 두 개 있는데 한 쪽 집은 찬성, 다른 쪽 집은 반대다. 가족 간에도 어머니는 찬성, 자식은 반대하는 상황들이 나타난다.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을 주변자로 둘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야겠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강제력에 의한 문제해결방식보다는 이들의 참여를 통해서 함께 논의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원들 몇 분과 공권력 투입만은 막아보자고 해서 강정에 가서 1박2일 동안 지역주민과 함께했었다.

우리 도의회에서는 평화적인 해결을 기본적 원칙으로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해군과 반대하는 강정마을회가 상호존중을 통해서 시급히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그 입장에 저 또한 동의한다. 강제력에 의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면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내부의 갈등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겠다고 보고 있다.

질문: 개인적으로는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 이유는?
답변: 우선적으로 제주는 평화의 섬으로 선언됐고, 평화의 섬으로 지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4.3이라는 큰 아픔을 겪은 섬이어서 그러한 갈등, 이념에 의한 갈등, 군사적 분쟁에 의한 갈등이 없는 곳으로 가는 게 우리 제주가 나아가야 할 미래라고 보기 때문에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것이다.

해군기지는 결론적으로 군사시설이고 그 군사시설이라는 것은 앞으로 동북아정세 안에서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측면에서 해군기지는 우리 지역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설사 그것이 진행되더라도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존중받는 사회가 보다 나은 사회다. 그 의견이 무시되어지고 중앙의 일방적인 의견이 관철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라고 보기 때문에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것이다.

질문: 종교단체를 비롯한 외부세력의 개입 논란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변: 제주에 많은 외부단체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저는 고맙다. 아쉬움이 있다면 좀 더 일찍 역할을 해줬으면 했는데 너무 막바지에 와서 실제 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무성 국회의원이 “거기서 반대하는 세력은 김정일에 의해 조종되는 종북세력”이라고 얘기했는데 그것은 거짓말이다. 정치인이 내부의 문제를 보지 못하고 얘기하기 쉽다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나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종교인들의 경우에는 더 많이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종교인들이 개인성화만을 고집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예수그리스도가 다니면서 혼자 성화하지 않았다. 제자들과 함께 부정부패 문제, 비리의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그런 것처럼 우리 종교인들도 본인의 개인성화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사회참여를 통해서 사회를 변화시키고 개혁시켜야 한다. 이러한 역할들이 저는 종교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세례는 어떻게 받게 됐는가?
답변: 중학생 때인 1982년에 세례를 받았는데 당시 종말론이 한창 유행이었다. 노스트라다무스라는 양반이 1999년에 지구가 멸망한다고 하니, 친구가 종교를 가지자고해서 여기저기 고민을 하다가 성당을 다니게 됐다. 그렇게 6개월간 교리를 받고 세례받았다.

질문: 정치활동에 신앙이 영향을 주는가?
답변: 신앙과 저의 정치활동이 떨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수그리스도가 하신 이야기는 우리 사회를 하느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우리와 별개로 사회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통해서 개혁하고 거기에 사는 사람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하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질문: 성시화운동처럼 종교색을 띤 정치활동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본인의 활동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답변: 성시화운동이라는 것은 사회 안에 교회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 사회가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저와 다른 종교를 갖고 있더라도 예수께서 주장하신 내용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본다. 그래서 저의 활동과 성시화운동은 다르다.

종교라는 건 하나의 가치관의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제가 가진 가치관을 정치라는 공간 안에서 실현해나가는 것과 성시화운동은 다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서울을 봉헌하겠다고 한 바 있는데,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자기 욕심이다. 누구나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음을 부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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