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차 시국미사와 강연회, 품사랑에서 열려

촛불바람에 응답하는 제17차 시국미사가 지난 10월 18일 서울 정동 품사랑 갤러리에서 봉헌되었다. 수도자, 평신도 80여명이 미사에 참석했으며, 예수회 김정대 신부와 조현철 신부가 공동집전했다. 미사주례를 맡은 조현철신부는 미사강론을 통해 반복음적인 상황이 복잡하게 얽힌 사회 안에서 식별이 필요함을 설명하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실현되는 사회는 결코 불가능하지 않음을 설명했다.

조현철신부는 수입된 바나나 한 꾸러미가 천원에 팔리는 모습을 보고 “수입 바나나 한 꾸러미가 1000원, 어떻게 해서 이렇게 가격이 싼가? 현실적으로 싼 것을 좋지만, 아마도 현지 노동자에게 열악한 노동조건이 강요되었을 것이다. 원죄적인 상황이다”라며, 값싼 수입바나나를 보며 생각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했다.

조신부는 “그 바나나를 하나 사는 것이 고통을 겪는 현지 노동자들에게 과연 도움이 되는가?”라고 반문하며 “실제 삶에서 예수님이 선택한 가치를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쉽지도 간단하지도 않다. 이런 모습이 지뢰밭처럼 많은 상황에서 미묘한 차이를 알아내는 식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조신부는 “정부가 금융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나 촛불을 탄압하는 것도 현재 체제를 수호하려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조신부는 “예수님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근본적 선택을 해야” 하며, “전교란 촛불집회 등을 통해서 드러난 예수님의 가치를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 말미에 김정대 신부는 10월27일 오후 2시에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한국사회의 양극화 현장과 비정규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강연회에 참여해 줄 것을 부탁했다.

김종일 사무처장이 훈련장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미사 후 김종일(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씨가 ‘지금 무건리에서는 무슨 일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였다. 김종일씨는 “파주시 무건리에는 720만평 훈련장이 80년도에 생겼다. 현재규모로 훈련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미군훈련 편의를 위해 현지 주민을 내쫓고 훈련장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종일씨는 “지역주민 700-800여명이 강제로 내쫓길 위험에 처해 있지만 보상금으로 어디에도 정착할 수 없다. 더욱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려는 전쟁연습이 무건리에서 진행된다. 남북한 전쟁이 일어난다면 서울시민은 살아남을 수 없다. 전쟁을 반대하고 남북평화를 이룩해야 한다”며 무건리 훈련장 확장반대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일정을 마치고, 미사 참석자들은 ‘숨겨진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게 마련이다’라는 성경문구가 쓰여진 펼침막을 앞세우고 청계 소라광장으로 행진하여 촛불문화제에 합류했다. 

 



/두현진 글, 김용길 사진 200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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