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학자, 피터 판 신부 한국방문

지난 2005년 7월 바티칸의 신앙교리성성으로부터, “가톨릭 교회의 교리와 어긋날 뿐 아니라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고 지적받았으며, 교황청과 미국주교단에 의해 검열을 받고 있는 아시아 신학자 피터 판 신부(Fr. Peter Phan)가 우리신학연구소 아시아신학연대센터(CATS)의 초청으로 10월 10일 오늘 방한하여 약 10일간의 일정에 들어설 예정이다.

피터 판 신부는 베트남계 미국인 사제로서, 로마 교황청립 살레시오 대학에서 신학박사, 런던대학에서 철학박사와 신학박사를 받았다.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가톨릭신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고, 현재 미국 조지타운 대학 신학부 석좌교수로서 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판 신부는 미국 내에서 아시아 신학을 대표하는 신학자 가운데 한 명이며, 종교와 문화 특히 그리스도교와 아시아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고 동양과 서양의 종교신학 대화를 촉구하는 신학 저술로 유명하다. 최근의 관심사는 아시아 신학, 토착화 신학, 종교간의 대화, 그리고 예배학 등이며 이와 관련하여 <아시아의 얼굴을 가진 그리스도교>, <우리의 방언으로>, <종교간의 대화를 통해 신앙인 되기> 등이 있다.

한편 미국주교회의 교리위원회는 피터 판 신부의 <종교간의 대화를 통해 신앙인 되기> (Being Religious Interreligiously, Orbisbooks, 2004)에 대해 교황청 신앙교리성에 검열을 요청한 상태인데, 이 책이 교회문헌인 <그리스도의 완전성과 교회에 관한 선언>에서 밝힌 ① 모든 인류의 유일하고 보편적인 구원자로서의 예수, ② 비그리스도교 종교에 있어 구원의 의미, ③ 구원의 유일하고 보편적인 도구로서의 교회에 대한 관점이 명확하지 않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논쟁을 일으키게 된 이 책에서 판 신부는 하느님의 구원사역에서 타종교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바티칸은 판 신부의 신학적 입장이 “그리스도의 완전성은 오로지 가톨릭 교회에만 거한다”는 교회의 공식입장에 거스른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러한 교리적 사안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신학적 입장을 대표하는 핵심적 주체라는 점에서 논란이 야기된 바 있다. 따라서 신앙교리성성은 서한을 통해 판 신부에게 내용에 대한 검증과 교정을 요구하는 동시에 오르비스 출판사에게는 책의 재출판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또한 2007년 5월에는 미국 교리위원회는 판 신부에게 책에 대한 재검토와 교정을 거쳐 본인의 입장을 밝힌 보고서를 제출 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전 미국가톨릭신학회 회장을 맡은 바 있는 피터 판 신부는 10월 13일 오후 7시 우리신학연구소에서 매월 열고 있는 ‘평상’모임에 이야기 손님으로 참석하여 “미국 가톨릭교회의 동향과 평신도 활동”이라는 주제로 좌담을 나눌 예정이며, 15일 수요일 오후 2시부터는 서울 정동프란치스코회관 1층 성당에서 아시아신학연대센터에서 주관하는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여 “지금 여기, 구원은 어떻게?”라는 강연을 할 예정이다. 특히 종교다원시대에 구원의 의미는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이날 토론회에는 판 신부와 함께 천주교의 정양모 신부, 개신교의 이현주 목사, 불교의 도법 스님 등이 토론에 참여한다.


한편 판 신부는 일정 중에 “가톨릭사회운동의 성찰과 모색 그리고 축제 - 이른바 ‘실용주의’에 배움 공동체로 맞서기”라는 주제로 강화도 초록마당에서 진행되는 제2회 한국가톨릭사회포럼에 참석하여 “아시아 교회의 도전과 NGO"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한상봉 200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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