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렛 예수의 가르침이 머리에서 가슴, 삶으로 이어지는 배움 공동체



지난 9월 2일 화요일 서울 정동 품사랑에서 ‘정양모 신부와 함께 하는 공개좌담’이 있었다. ‘내 인생에 큰 울림이 된 만남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앞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품사랑 갤러리(정동 프란치스코회관 맞은 편)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첫날에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좌담이 있었고, 이후로 브뤼기에르 주교, 사도 바울, 안중근, 구상, 다석 유영모 등의 인물에 대하여 정양모 신부의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다. 이 좌담회는 우리신학연구소에서 추진하고 있는 ‘우리신학배움터 울림’(이하 울림)에서 마련한 첫 프로그램이다.

‘울림’에서는 그밖에도 다음 주간부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인데, 강좌로는 이경란 선생의 ‘치유와 해방의 선율, 음악’, 하성수 박사의 ‘교부들에게 듣는 교회 이야기’, 김진호 목사의 ‘모던 예수가 꿈꾸는 교회’, 강선남 선생의 ‘성서본문의 역사’ 등이 있으며, 그 밖에도 생태영성 세미나 등 여러 주제의 세미나와, ‘성서 히브리어 입문’, ‘그리스어 입문’ 등의 강독모임을 주선한다.

우리신학연구소는 연구소 창립 초기부터 평신도 교육기관을 설립하자는 논의가 있어 왔다. ‘울림’ 기획을 맡고 있는 경동현(안드레아)씨는 “수년 전에 서공석 신부님과 정양모 신부님이 은퇴하시면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나온 적이 있었는데, 평신도로서 신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하고 일할 수 있는 틀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교육기관 설립 문제를 고민했다고 한다. 실상 가톨릭계열의 신학대학에서 는 사제들이 강의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평신도신학자들에게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고민의 이유이기도 하다. 평신도 교육기관 설립은 이렇게 “평신도들이 신학을 배우고 배운 것을 신자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자는 것이었지만 그 당시 대학사회 자체가 경쟁적으로 평생교육원 등을 설립하는 바람에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할 엄두를 못 내었다”고 한다.

한편 우리신학연구소가 벌써 14년차가 되었지만, 연구소 설립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신학을 공부하려는 청년학생들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은 평신도신학자의 자기실현 차원보다는 신학 분야와 가톨릭사회운동 분야의 인력들을 장기적 비전 안에서 ‘양성’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양성문제를 주로 고민하는 단위가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지난 총회에서 우리신학연구소는 교육․양성기관 설립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었다.


‘울림’의 구상에 영감을 준 것은 지식생산과 배움공동체를 지향하는 ‘수유+너머’의 고미숙씨의 생각이었다고 한다. 또한 개신교의 경우엔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와 기독청년아카데미가 영감을 주었다. 중요한 것은 ‘배움’과 ‘공동체’를 통합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교회쇄신과 가톨릭운동에 투신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양성하는 방법이었다.

경동현씨의 고민은 “천주교 신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보면 대개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정작 프로그램을 열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다. 대개 단위 성당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들은 신자들로 하여금 내가 믿는 대로, 내가 아는 대로 삶 안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 못한다.”는 데서 출발한다. 교리지식이나 이벤트성 교육이라는 것인데, 경동현씨는 “교육을 통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 살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인 신앙을 길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말 신자들이 갈망하고 있는 내용을 담아내는 ‘배움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가을학기에 개설되는 강좌들은 우선 연구소 식구들과 주변 사람들이 당장 필요하다고 느끼고 기쁘게 배울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자신들이 먼저 하고 싶은 공부를 해야 탄력이 붙고 주변에 홍보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울림 기획을 맡고 있는 경동현씨는 “차별성 있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먼저 청년학생들과 천주교사회운동 활동가들을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사목위원 등 교회 평신도지도자들을 양성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갈 예정”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리신학배움터 <울림> 강좌 신청 바로 가기 http://cafe.daum.net/wooriwoolim

/한상봉 200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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