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시국회의, 제 11차 시국미사 정동에서 열어

촛불바람에 응답하는 제 11차 시국미사가 지난 8월 30일 토요일 오후 5시에 정동에 있는 프란치스코 회관 수도원 성당에서 봉헌되었다. 예수회의 김정대 신부 주례로 유창렬 신부와 부산교구의 김인환 신부 등이 함께 공동집전으로 미사를 이끌어갔으며 수도자와 일반신자 약 150여명이 참석하였다.


미사를 드리기 시작하면서 김정대 신부는 “누가 한국민을 냄비근성이라고 했느냐? 촛불시작한 지 100일이 넘었다”고 말하였다. “이 상황이면 5년 내내 계속해야 할 것 같다”면서 “그렇다면 어떻게 한국 사람보고 냄비근성이라 할 수 있겠는가”하며 되물었다. 또한 김 신부는 마음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늘 함께 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더불어 촛불시국으로 인해서 자신 속에서 따뜻함보다 날카로움과 비판과 같은 메마름을 접하게 된다고 고백하였다. “중요한 것은 따뜻함과 사랑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하며, 우리 사회가 서로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어가자고 말하였다.

이어 말씀의 전례 중에 제 1독서인 예레미아서를 봉독하던 한 수녀님은, 불의와 폭력에 저항하는 이 시국촛불들의 모습이 구약의 예언자 예레미야의 고통에 찬 절규와 다름 아닌 듯, 목메여 말씀을 선포하였다.

강론에 앞서 김정대 신부는 원죄에 대하여 간략하게 언급하였는데 “우리 인간은 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하며, “인간으로서 죄로부터 해방되어야하는데, 비록 상징적이지만 세례 때 죄를 씻는 예식을 통해 우리는 원죄에서 해방된다”고 하면서 그러나 “인간에게는 죄만 있지 않고 하느님의 사랑이 있다”고 말하였다. 김 신부는 “한국 사회에서도 나름대로 원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그것은 바로 ‘전쟁과 분단 그리고 이념’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이런 것들은 반이성적이며 증오로 상대편을 공격하며 철저하게 서로 배격한다고 말하며, 우리 사회의 원죄인 분단이나 국가보안법 등을 서로 씻겨내는 노력을 하고 서로 화합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또한 김 신부는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므로 짐이 있는데, 십자가와 같은 인간 조건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구원이나 해방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였다. 그는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짐은 단절이나 다양한 문화, 다민족형태, 다종교현상 등으로 드러나”는데 “이 안에서 서로 화해하고 서로의 짐을 져주려 하지 않으면 반목과 엄청난 혼란을 가져 온다”고 하였다. 김 신부는 불교의 예를 들면서 다문화와 다종교 형태 등을 다시 말하며 공격적인 선교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의 짐을 져야한다고 말하였다.

미사를 마친 후,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연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하 언소주)의 공동대표인 한서정씨로부터 그동안의 언소주의 활동과 창립배경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언소주는 조중동의 보수신문의 왜곡편파 보도에 대항하여 광고주들을 설득하여 조중동에 광고를 내지 않는 운동을 해왔는데 그것이 10여년 동안 조중동의 폐해를 고치려했던 것보다 운동의 효과가 더 컸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보수신문은 그것에 대한 반성은 커녕 네티즌을 공격하고 결국에 경찰도 그들의 편에 서서 죄 없는 성실한 시민들을 범죄자, 폭도로 만들고, 회원들을 가택수사하고 출국금지 시키고 증거인멸, 도주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현재 운영진 두 명이 수감 중이라고 하였다. 이에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체계적으로 싸우고자 창립총회를 가졌다고 말하였다. 마지막으로 한서정씨는 지난 6월 30일의 시국미사를 이끌어낸 정의구현사제단의 결단에 존경을 표하며, 정말 이제 종교가 시민들 편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하였다.

시국미사와 언소주의 활동을 경청한 후 참석자들은 조계사까지 평화행진을 이어나갔다.

/배은주 200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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