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빛초등학교 학생들, 바자회 열어 조선학교 지원 기금 마련
개인, 지자체 차원의 후원 참여 늘어

“친구들아 좌절하지 말고 힘내. 다음에 같이 만나자~!”

마이크를 들이대자, 연신 해맑은 얼굴로 “친구들아, 힘내”라고 외친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은빛 초등학교(교장 김원곤)에서 4월 25일 조선학교 지원을 위한 모금 전달식이 열린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일본 지진피해 조선학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몽당연필’의 집행위원장 김명준 감독과 공동대표를 맡은 배우 권해효 씨가 참석했다.

 

▲ 자신들이 마련한 바자회 수익금을 전달하는 장면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으며 즐거워하는 은빛 초등학교 어린이들. 아이들의 작은 사랑이 모여 한민족 나눔의 큰 물결이 이어지질 기대한다.(사진/정현진 기자)

지난 4월 6일, 이 학교 강당에서는 작은 바자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소중히 아꼈던 물품을 기증하고 분류해 가격을 붙이고, 강당 바닥에 돗자리를 깔아 장터를 열었다. 일본 동북관동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조선학교 친구들을 위해 은빛 초등학교 고사리 손길들이 손수 바자회 장터를 연 것. 저학년들과 학부모, 교사들은 손님으로 바자회에 참여했다.  이렇게 모은 돈은 총 1,114,630원. 은빛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이날 기금 전달식을 갖고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나누자며 조선학교 친구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바자회에 앞서 3월 19일, 이 학교 5학년과 6학년 학생들은 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을 돕자는 한 학우의 제안을 받아들여 모금 방법을 논의하는 전체 회의를 했고, 바자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5학년과 6학년 전체 학급이 참여하고 결정한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의 논의가 풍부해질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또 바자회 수익금을 어떤 경로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을 나누면서 학생들은  한민족 동포들의 어려움을 돕자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 아이들은 '조선학교' 친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엽서로 만들었다.(사진/정현진 기자)

이 바자회의 진행을 처음부터 지켜 본 5학년의 한 담임교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움에 처해 있는 누군가를 돕겠다는 아이들의 마음이 이루어낸 일"이라면서 어른들은 그 마음과 의지를 받아들이고 조력자로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아이들은 어떤 논리나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동포의 입장을 공감한 것이고, 조금이라도 조선학교가 회복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일을 진행했다"고 전한 담임교사는 " 교사들과 학부모들도 이런 아이들을 끝까지 믿는 마음으로 지켜봤으며, 아이들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자기 것을 내놓아 다른 이들을 돕는다는 것은 훌륭한 경험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배우 권해효 씨는 "여러분들의 소중한 뜻을 잘 모아서 전달할 것이며, 이 마음과 정성은 조선학교 친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먼저 전했다. 또 권 씨는  "이를 계기로 두 학교 학생들이 만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김명준 감독, 권해효 씨, 그리고 이번 모금 운동을 제안한 두 학생. (사진/정현진 기자)

전달식 내내 아이들은 자신들이 해 낸 일들이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에 대해 놀라움과 기쁨을 표현하면서, “이번처럼 마음의 목소리를 듣고 누군가를 돕는 일을 실천한다면 더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렇게 해 줄 수 있느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큰 소리로 긍정의 대답을 하며 교실로 돌아갔다.

▲ 아이들이 만든 엽서를 학급 대표들이 전달하고 있다.(사진/정현진 기자)

김명준 감독은 조선학교를 돕기 위한 개인과 단체 차원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후원계좌와 다음, 해피빈을 통한 온라인 기부가 이어져 모금액은 천만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 “‘조선학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조선학교를 제대로 알리고, 우리 동포들을 보듬을 수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몽당연필’의 후원 문의는 공식 홈페이지 (www.mongdang.org)를 통해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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