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거주 이주민들(결혼이민여성, 이주노동자)을 위한 각종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제주외국인쉼터(공동대표 임문철, 김민호)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자금을 지원 받아 6월 29일부터 8월3일까지(6주간 매주 일요일 오후2~6시) 결혼이민자가정을 위한 “2008 다문화가정 아버지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현재 제주도로 결혼이민 온 여성들의 남편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현재 제주도내에는 등록 외국인 여성들이 1,800명(2007년 통계청)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결혼 이민여성들로 추정된다. 대체로 국제결혼을 통한, 특히 동남아시아 등 소위 제3국으로부터 결혼이민 오는 여성들은 국가간 문화의 차이로 부부간, 부모 자녀간, 여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로 인식되면서 한국사회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관심계층이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남편인 한국인들에 대한 상황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다문화가정의 외국인아내에 대한 가해자 또는 보수적인 한국의 가부장제의 대표적 모델로 각종 언론이나 기타 미디어 매체에 소개되기 쉽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각종 프로그램에서도 이들은 중심적 관심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결혼을 위한 경제적 출혈과 외국인 부인과의 의사소통부재로 많은 어려움에 놓여 있다.

제주외국인쉼터는 건강한 다문화가정을 세우기 위해, 이들을 건강한 아버지, 남편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 설 수 있도록 도우려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였다. 그래서 ‘2008 다문화가정 아버지학교’를 열게 된 것이다. 실제로 여성부는 이제 남성들(남편/아버지들)의 역할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올 8월부터 남편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그런 상황으로 보자면 제주외국인쉼터의 ‘아버지학교’프로그램은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 나름대로의 선구자적 프로그램으로 비춰질 만하다.

‘아버지학교’는 8월 3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제민신협 3층(제주시 삼도2동 소재)에서 열리며, 1주차에서는 자신의 아버지를 돌아보며, 아버지상을 그려보고, 2주차에서는 아버지 존재로서 자신을 보며, 3주차에서는 타문화여성과의 사랑을, 4주차에서는 사랑의 결실로서 나의 자녀, 5주차에서는 미래에 펼쳐지는 아버지로서 자신의 삶을 그려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6주차는 자신들의 가족들을 초대하여 가족들과 변화된 자기 자신을 축복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6주간의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매월 월례모임을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그들의 가정에서 건강한 아버지상을 키워나가도록 도울 예정이다.

‘다문화가정 아버지학교’를 통해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자존감을 키우고,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정 안에서 자기 역할을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제주외국인쉼터는 결혼이민여성들의 한국화를 통한 다문화가 아니라, 한국인(남편)들이 외국인(결혼이민여성)을 이해하고, 그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건전한 다문화 제주사회가 이룩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신강협( 제주외국인쉼터 사무국장) 200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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