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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오푸스 데이 성직자치단 승인-정진석 추기경, 청주교구 시절부터 오푸스 데이 받아들여
-서울대교구, 대전교구에 이어 두번째 오푸스 데이 승인

'오푸스 데이 성직자치단'(Prelature of the Holy Cross and Opus Dei, 단장 하비에르 에체바리아 주교)이 대전교구에 이어 서울대교구에도 공식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서울대교구(교구장 정진석 추기경)는 지난 2월 16일자 공문을 통해 "오푸스 데이 성직자치단이 지난 1월 21일자로 서울대교구장의 승인을 받아 교구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 2010년 6월 14일에 오푸스 데이 설립자인 에스크리바 축일미사가 한남동 성당에서 봉헌되었다.(사진/한상봉 기자)

오푸스 데이는 지난 1970년대에 한국교회 안에 알려졌으나, 1986년 11월 17-29일까지 서울대교구 혜화동성당에서 열린 강연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혜화동 강연회는 오푸스데이 델 뽀르띠요 총장이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당시 혜화동성당 사목회장이었던 박정훈 씨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박정훈 씨는 1987년 이후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를 주도한 인물이다. 

오푸스 데이는 1987년 초에 서울대교구장이던 김수환 추기경을 방문해 허가 지원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거부당했으며, 이후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정진석 주교가 1998년에 처음으로 오푸스 데이 활동을 청주교구에서 승인했다. 한편 정진석 주교가 서울대교구장 겸 추기경이 되어 서울대교구로 옮겨오면서 다시 정진석 주교는 구두로 서울대교구에서 오푸스 데이 활동을 인가했다. 그후 대전교구의 유흥식 주교가 오푸스 데이를 승인하고, 서울대교구에서는 이번 2011년 1월에 정진석 추기경이 공식적으로 오푸스 데이를 승인했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오푸스 데이는 한국인 사제로 홍지영 신부(39세)가 책임을 맡고 있으며, 그동안 한국 오푸스 데이 설립을 추진해 온 정회원 박재형 씨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홍지영 신부는 2004년 로마 교황청립 오푸스 데이 신학교인 산타 크로체(성십자가)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사제로 서품을 받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교목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9년 8월 한국으로 파견되었다. 그밖에 한국에 와있는 오푸스 데이 사제로 필리핀 사람인 솔리스 신부가 있다.  

그동안 오푸스 데이 성직자치단의 홍지영 신부는 지난 2010년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명동 천주교회에서 열린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에서 꼬스트홀 3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상주하며 통역과 외국어 보도자료 제작에 참여해 "대회의 숨은 꽃 '봉사자'"로 <평화신문>에서 보도한 바 있다.  

   
▲ 오푸스 데이 성직 자치단의 최고 책임자로서 현 단장은 하비에르 에체바리아 주교이다.(사진출처/오푸스 데이 홈페이지)
그동안 오푸스 데이는 줄곧 각 교구 주교들을 만나 오푸스 데이 진출을 타진해 왔으며, 2010년 6월 14일 오푸스 데이 설립자인 에스크리바 축일미사에는 한국 주재 교황청 대사인 오스발도 파딜랴 주교가 주례한 바 있다. 이처럼 교황청은 다른 교회단체에 비해 특별히 오푸스 데이와 밀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928년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몬시뇰이 오푸스 데이를 설립한 뒤로 1947년 교황청의 인준을 받았다. 1982년에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성성에 소속된 국제적인 차원의 성직자치단으로 공식 인준됐다. 요한바오로 2세는 에스크리바를 선종한지 채 30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인으로 선포했으며, 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5년 9월14일에 베드로 대성전 남쪽 외벽에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조각상을 만들어 축복하기도 했다.   

이번 서울대교구의 오푸스 데이 성직자치단의 승인과 관련해 마산교구의 이제민 신부(명례성지, 전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종교란 정형화된 틀을 깨고 인간이 자유롭게 사람과 하느님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아야 하는데, 오늘날 교회는 오히려 자기의 틀을 더욱 강하게 만들면서 배타적이고 근본주의로 치닫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세상의 복음화는 세상과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 안에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다. 그런데 교회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강조하면서 세상을 부정적인 시야로 보려고 하고 다른 문화와 다른 종교를 부정적으로 대할 때가 많다. 이것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가르침(복음)을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과 자기의 종교성에 대한 이런 오해는 종교를 세상과 동떨어진 게토로 만들 뿐 아니라 결국 종교의 타락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교회 안에서도 종교의 이름으로 종교를 타락시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번에 서울대교구가 오푸스 데이를 공식 승인한 것은 스스로 근본주의의 길을 택하여 종교 이름으로 종교를 욕되게 하는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제민 신부는 오푸스 데이가 가톨릭교회 안에서 자라는 근본주의적 경향을 가진 단체라면서, "이들은 신심을 교회 안에서만 이룰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며, "신심은 예수님을 향해 기도하는 것뿐 아니라 세속적 차원을 지니고 있으며, 세상을 떠나서 존재하지 않는다. 기도와 신심을 교회의 영역 안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일로 보는 사고로는 세상의 복음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점에서 이제민 신부는 "오푸스 데이에 대한 공적인 승인을 통해 한국교회가 더욱 보수화되고 정치와 종교를 갈라서 보려는 태도를 갖는데 탄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우려를 표명하였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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