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법회 추진위원회에서 긴급성명을 발표


지난 7일 종교인들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고려하겠다는 서울경찰청의 발표가 있는 지 하루만인 오늘(7월 8일) 조계종단의 시국법회 추진위원회에서 긴급성명을 발표하여 앞으로 5년 동안 정부의 핍박을 받을 각오로 문제해결이 될 때까지 시국법회를 계속할 것을 밝혔다. 시국법회 추진위원회의 공동추진위원장은 수경(화계사주지/불교환경연대), 명진(강남 봉은사주지), 효림(실천불교공동의장), 정념(월정사주지/승가대총동창회장), 선묵(도선사주지/불교신문 사장), 지홍(잠실 불광사주지), 계호(진관사 주지/보우승가회 사무총장), 박광서 교수(종교자유연구원 대표) 등이며, 불교의 제 단체를 망라하고 있다.

현재 촛불시위 주도 혐의로 경찰에 쫓기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지도부 6명이 지난 6일부터 조계사로 피신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상태이며,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1980년대 각종 시국사건 때마다 ‘망명 지휘부’가 차려졌던 명동성당의 역할이 조계사로 옮겨간 셈”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명동성당은 일체의 집회를 종교행사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편 대책회의가 조계사를 농성 장소로 선택한 이유는 도심에서 가깝고 경찰이 쉽게 들어올 수 없는 종교시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국법회 추진위원회는 오늘 조계사에서 “촛불의 끝없는 進化만이 우리의 희망이다.”라는 성명을 통하여 “대통령은 또다시 오만에 찬 ‘소폭개각’을 단행”했으며, “서울경찰청장이 ‘종교인도 사법처리하겠다’고 발언”했음을 주목하고, “이로써 그들의 오만과 독선이 이처럼 초지일관된 신앙인 줄 밝혀지기까지 불과 48시간도 필요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제 대통령에 대한 희망을 접을 수밖에” 없으며, “오직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촛불의 진화(進化) 이외엔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성명서에서는 “횃불이 헌걸찬 아버지의 울분이라면, 촛불은 오뉴월 무더위에도 서리를 내리게 하는 어머니의 비원과 같은 것”이라면서 “촛불은 이미 종교인의 경계조차 넘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촛불은 광장에서 일상생활의 영역으로 넓어져야 하며, “공동체의식과 약자를 위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동시에 시민자치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풀뿌리부터 혁신”해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명박정부는 “민주주의 사회의 최소한의 의결원리인 과반수의 찬성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불과 20%의 지지에도 못미치는 정책에서조차 민의를 돌리기 위한 진지한 소통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이 소통하는 방법이라고는 오직 국민을 협박하고, 국민을 몽매한 사람으로 얕보고 속이며, 배후를 운운하며 자기 사람들을 둘레에 묶어세우는 데에만 전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한 헌법 20조의 “정치의 종교적 중립” 원칙을 훼손하고 ‘정부복음화의 꿈’을 운운하는 청와대 관료들을 질책하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저치는 종교적 중립 의무를 실행해야 한다는 헌법의 정신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도록 지속적인 요구와 정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성명서에서는 (1) 대통령의 대운하 폐기를 말 바꾸기 하려하고, 신공안정국을 조성하여 폭력을 조장함과 동시에, 종교적 갈등을 유발한 책임이 있는 국토해양부 장관과 경찰청장을 교체할 것 (2) 정부가 먼저 구속자를 석방하고 수배자를 해제하는 화합조치를 취하고, 적극적인 국민적 대화와 소통을 모색할 것 (3)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투표든, 가축전염병병예방법 개정이든 그 무슨 대책을 내놓고 국민을 설득할 것 (4) 정부와 공직자들은 정교분리, 정치의 종교적 중립이라고 하는 헌법의 원칙을 준수할 것 등을 요구하였다.

한편 “현 정부 5년의 핍박을 각오하자”고 하면서 3.1독립선언서 중에서 만해스님께서 기초하였다는 ‘공약삼장’의 표현대로 “금일 오인의 차거는 정의·인도·생존·존영을 위하는 민족적 요구이니, 오직 자유적 정신을 발휘할 것이오,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일주하지 말라. 최후의 한 사람까지 최후의 한 순간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쾌히 발표하라. 일체의 행동은 가장 질서를 존중하여 오인의 주장과 태도로 하여금 어디까지든지 광명정대하게 하라.”고 시민들에게 의지를 밝혔으며, 비폭력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한상봉 20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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