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나라사랑기도회 열어.. 김계춘, 박홍 신부 미사봉헌
-"철없이 추종하는 수녀들도 계도해야.."

▲ 사진/한상봉 기자

"교구장을 비방하고 함부로 퇴진을 요구한 사제를 교회법 재판을 받게"하자는 청원서를 돌리고 있는 한국 천주교회 내 우익단체들의 움직임이 드세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17일자 <동아일보>에 광고를 게재하여, 좌경 정치사제들이 점조직을 통해 교회에 깊이 파고들었으며, 가톨릭신학교와 수녀원 등을 통해 의식화된 사제와 수녀들을 양성,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평신도들이 정구사에 속한 사제들을 밝혀내 축출해야한다. 이들은 '화합과 일치'의 대상이 아니다. 철없이 추종하는 수녀들을 계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구장의 교도권을 지키려는 천주교 신자들'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월 18일자 <조선일보>에 "하극상을 감행한 정의구현사제단 사제를 가톨릭교회 법정에 세우고자 합니다"라는 광고를 싣고, 정진석 추기경의 용퇴를 주장했던 원로사제들을 장상에 대한 불순명을 이유로 비난했다. 

"한국주교회의 의장은, 서울대교구장인 정 추기경의 교도권에 의한 말씀에 거슬러서, 모든 주교들의 이름으로 성명을 내거나 발언하거나 행동할 수 없다"는 논리를 근거로, "주교회의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성명서는, 보편법이나 교황의 위임에 의한 안건이 아니므로 의장이 해당 교구장의 교도권 의견과 상치되는 발언을 한 것은 교회법전 제455조 4항 위반이므로 지체없이 취소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송정숙(전 보건복지부장관) 씨를 비롯한 16명이 서명한 이 광고를 마무리하며, 이들은 "이른바 정의구현사제단과 같은 불법단체가 소멸되면, 본당의 공손한 신자로, 수도회의 평범한 지원자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 김계춘 신부와 박홍 신부(사진/한상봉 기자)

한편 이들은 지난 20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성당에서 '천주교 나라사랑 기도회'를 열고, 대표 지도신부로 거명된 김계춘 신부(부산교구 은퇴사제)와 박홍 신부(예수회)의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다.

이들은 먼저 "주님의 얼굴인 정진석 니꼴라오 추기경을 그리스도의 성령으로 감싸주시고, 능력을 주시고, 성령충만을 주시고, 영원한 평화를 누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간구했다. 이어 가정을 위해서 "자녀들이 꼬리가 되지 않고 머리가 되도록 해주시고, 뒤따르지 않고 앞서가는 자녀가 되게 해주시고, 건강과 물질축복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동안 '뜻있는 평신도모임' 등 여러 이름으로 광고를 내곤 했던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날 기도회에서 김현욱 회장이 진행을 맡았는데, 김현욱 씨는 "백색순교를 할 각오로 좌경정치사제들을 교회에서 몰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주로 본당 사목회 회장 출신인 이들 가운데 첫 발언자로 나선 김득수 회장(전 서울시 부교육감)은 "그동안 사제들에게 순종하는 전통을 이어온 교회지만, 이제는 사제들을 위해 행동으로 나설 때"라며 "정의구현사제단의 잘못된 인도로 신자들이 두물머리에 가서 '내 탓이오'로 가슴 치고 있으며, 어떤 시골 할머니들은 뜻도 모르고 생명평화미사에 가서 피켓 들고 거리행진에 나선다"고 공박했다. 이어 "(정의구현사제단 사제들이) 로만칼라를 차고  천주교 간판 뒤에서 발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배춘 회장(제기동 천주교회)은 함세웅 신부 재임시절을 비판하며, "함세웅 신부가 강론대에서 군사독재와 그 자손까지 비판하고,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를 찬양하며 신자들에게 묘지까지 참배하도록 했다"고 말하며, "삼성비리 폭로 기자회견을 성당에서 하지 말라고 항의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신자들 역시 촌닭처럼 양순하게 아무 말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함 신부는 북한에 다녀와서 인민재판하는 것만 배워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 김현욱 회장(사진/한상봉 기자)
한편 이 말을 받은 김현욱 회장은 "제기동성당뿐 아니라 전국 모든 본당에서 이런 절규가 들여온다"며, 정치 거론 안 하고 강론하는 사제가 없는 상황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김계춘 신부와 박홍 신부는 용기 있는 우리시대의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발언한 최완락 회장은 "공산당의 앞잡이하던 신부와 수녀들 때문에 월남이 망했다"면서 4대강 사업 반대운동에 나서는 사제와 수도자들을 비난하고, "규율과 엄격함을 자랑하던 한국 가톨릭교회에 교도권에 불복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은 사제들이 공산주의 전략과 전술에 농락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사제들에게서 로만칼라를 다 떼어내고 붉은 리본을 달아 북한으로 택배 보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장동 천주교회의 허필수 회장은 사제들이 선을 넘었으니, 성당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면 평신도들이 그 자리에서 일어나 "그게 미사 때 할 일이냐?"며 항의해서 사제들에게 면박을 줘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교회 정화운동'을 주장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주교들이 나서서 정치사제들에게 성무집행 정지 처분을 내려야 하는데 눈치만 보고 있다"며 주교들의 애매한 태도를 비난했다. 

춘천교구에서 온 김찬수 회장은 "보좌신부들까지 용공교육을 받아서,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6.25를 북침으로 알아듣고 있다"고 공박했으며, 김현욱 회장은 이 말을 받아서 "신학교수들이 신학생들에게 좌경종북사상을 가르치고 있으며, 수녀들도 상당히 오염되어 '정진석 추기경 물러가라'고 말한다"며 개탄했다.

기도회에 이어 봉헌된 미사에서 김계춘 신부는 "우리가 기도회를 연 목적은 공산주의 악을 없애려는 것"이라며, "천주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봐준다는 정신에 마귀들이 붙어서 사제들이 가난한 사람들만 편들고 (돈) 있는 사람들 못쓰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천주교회 안에 구석구석 공산주의 마귀가 들어붙어 있다고 말하면서, "언제든지 나서서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과 토론할 자신이 있다.. 모 신문사에서 토론을 붙이려 했는데, 내가 무서워서 아무도 나서지 않아서 무산되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진석 추기경의 용퇴를 주장한 함세웅, 안충석, 김택암, 양홍, 김병상, 황상근, 안승길, 박무학, 곽동철, 연제식, 송기인, 박승원, 김영식, 이제민, 정규완, 조철현, 문정현, 이수현, 방상복, 안병선, 류덕현, 배명섭, 권혁시, 임문철, 김순호 신부 등을 해당 교구 교회법원과 로마성좌 교회법원에 세우기 위한 청원서에 서명을 받는 운동을 현재 벌이고 있다.

덧붙여 이날 나라사랑기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대개 60~70대 노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으며, 이들은 다양한 이름을 사용해 가며, 그동안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을 비난해 왔는데,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방법은 광고이며, 주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광고를 게재해 왔다. 이들은 자칭 '천주교'를 표방하면서도 <가톨릭신문>과 <평화신문>에조차 광고를 싣지 않고 있어서 역설적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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