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전쟁반대 군사행동반대 피스몹

21일 정오, 20여 명의 젊은이가 광화문광장에 쓰러졌다. 쓰러진 이들은 제각기 붉은 천을 두르고 ‘연평도에 평화를’, ‘폭력의 악순환은 이제 그만’ 등의 피켓을 안고 있다. 연평도에서 울린 북측의 포성과 남측의 사격훈련에 비해 이들의 외침은 너무나 고요했다.

이날 한 무리의 청년들이 펼친 퍼포먼스는 ‘전쟁반대 군사행동반대 피스몹’으로 전쟁으로 죽어간 사람들을 형상화해 길에 드러눕는 행동이다. 무기제로팀의 박경수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남북관계가 마치 치킨게임처럼 서로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만 갔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은 걱정과 위협을 느끼며 이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가 스스로 자책마저 듭니다.”라며 피스몹의 참여를 독려했다.

▲ 가만히 누워있는 퍼포먼스도 시설관리인과 경찰에게는 불편한 행동이었는지 제지 일색이었다. (사진/ 고동주 기자)

이날 피스몹은 무기제로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등의 평화단체들이 제안해 진행됐는데 광화문광장으로 현장학습을 온 중고등학생들도 즉석에서 드러눕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등 시민의 호응을 끌어냈다.

박지수(16) 학생은 “어차피 북한이 지겠지만, 뭐하러 전쟁을 일으키려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대응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희(16) 학생도 “사격연습을 해서 전쟁이 더 일어날 것 같다”며 두려움을 표시했다.

한편 윤 아무개(57세 여성) 씨는 “어려서 이런 짓을 한다. 당연히 훈련을 해야 하고, (피스몹 하는) 이런 애들은 이북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할머니(71세)는 “어제 훈련 끝나고 아무 일 없이 잘 지나갔는데 그 한번으로 끝났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12월 14일 ‘전쟁을 반대하고 죽여도 좋은 생명은 없다’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병역거부를 선언한 문명진 씨도 피스몹에 참가해 “뉴스에서 ‘도발’, ‘응징’이라는 단어만 주목받는 걸 보고 다른 목소리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 사진/ 고동주 기자

▲ 사진/ 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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