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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황제의 고기 VS. 그리스도인의 빵-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월례포럼 열려
-그리스도인의 빵은 비폭력적이고 여성적이며 평등했다
한상봉 기자  |  isu@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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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1.30  13: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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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교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의 빵이 로마제국을 장악해 가고, 결국 황제의 고기를 물리치게 된 배경을 살피는 세미나가 있었다. 11월 29일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주최로 서대문 안병무홀에서 열린 137차 월례포럼에서다.

이날 발제를 맡은 우진성 교수(한신대)는 로마제국의 기독교 박해를 로마제국과 기독교 사이의 정체성(identity) 충돌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 로마는 "신들의 평화"(pax deorum)라는 종교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이 이데올로기를 국가제의로 구체화한 황제숭배를 통해 제국을 정신적으로 통합하길 원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제국의 황제가 아닌 자신들만의 주님(Kyrios)을 고백하고 예배함으로 신생 제국의 정체성 형성 전략에 심각한 지장을 가져왔고, 이 때문에 심각한 박해가 이어졌다고 말한다. 

   
▲ 발제를 맡은 우진성 교수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의 김진호 연구실장 (사진제공/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로마의 박해 앞에 놓인 그리스도인들의 대응전략은, 박해에 맞서 목숨을 기꺼이 내어놓는 자발적 죽음이었으며, 이 죽음을 그들의 주님(Kyrios)이 그러하였던 것처럼, 빵 위에 얹어 해석했다는 것이다. 즉, 제의 안에서 제물로 바쳐지는 황제의 고기와 그리스도인들의 빵을 비교함으로써, 어떻게 그리스도인들의 빵이 황제의 고기를 이길 수 있었을까 찾아본다.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순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는데, 순교를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를 따라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영생을 누리는 보장된 길로 여겼기 때문이다. 순교자 폴리캅의 사례에서 보듯이, 원형경기장에서 황제숭배를 거부한 신의 파괴자로 화형당하는 폴리캅의 의연한 태도를 보고, 그 죽음을 대하는 폴리캅의 용기와 존엄을 보고 군중은 적대감을 느끼기는커녕 감탄하게 된다. 순교는 로마제국을 공격하는 그리스도인의 공격무기로 사용되었으며, 진정한 경건을 드러내는 표징이 되었다.

박해의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순교자의 죽음을 성만찬에서 봉헌되는 빵에 얹어 놓음으로써, 예수께서 죽음을 통해 세상을 이겼듯이, 순교자들과 지금 이렇게 빵을 나누는 자신들도 세상을 이기리라고 확신했다. 그런 점에서 로마제국이 드리는 '황제숭배'의 제사는 '죽은 제사'이며 우상에게 드리는 제사이며, 그리스도와 순교자들의 희생제물로 마련된 빵의 제사만이 '참 제사'라고 믿었다.

우진성 교수는 여기서 두 가지 제사 담론을 대립시키고 있다. 한 제의는 로마황제가 제사장이요, '신들의 평화'라는 신학을 지녔으며, 로마의 탄탄한 사회종교적 특권에 기반을 둔 황제의 제의였다. 다른 한 제의는 오직 그들의 주님과 그를 따른 순교자들의 자발적 죽음에 기반을 두어, 제의 참여자들에게 줄 수 있는 사회적 특권은 전혀 없이 오직 영생에 대한 약속만을 줄 수 있었던 그리스도인들의 성만찬이었다.

이 두 가지 제사는 겉으로 비슷했다. 제물을 준비하고, 이를 신에게 올려 드리고서, 제물(고기/빵)을 나누어 먹는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황제숭배는 특히 황소를 제물로 올리고 나누어 먹었는데, 그리스도인들은 제물로 고기를 올리지 않았다. 성만찬의 메뉴는 단순히 빵과 포도주뿐 아니라 기름, 야채, 소금 등이 더해졌으며, 이는 동물을 바치던 유대 종교를 포함한 고대종교의 관습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인들이 제3의 정체성을 형성해 간 것이다.

"왜 빵인가?" 하는 질문에 우 교수는 먼저 "고기는 피 제사를 상징하고 빵은 피 없는 제사를 상징한다"고 말한다. 또한 빵은 일상음식인데 반해 고기는 축제음식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매주 때론 매일 빵을 먹었으며, 빵을 먹을 때마다 더해진 제의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빵은 평등한 음식이기도 했다. 빵은 가장 싼 음식이었으며, 가난한 이들도 풍성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사회적 신분체계 속에서 상승의 가능성이 없는 이들에게는 어차피 먹지 못할 고기보다는, 출신지역이나 성별,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평등하게 나누어지는 빵이 주는 매력이 상당했을 것이다.

덧붙여 빵은 고기보다 양성평등적 음식이었다. 동물 제사는 제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철저히 남성중심적이었으며, 여성이 참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빵은 준비과정에서 여성들이 참여할 여지가 많았는데, 당시 제의가 가정교회에서 이루어졌음을 생각할 때 여성이 남성보다 제의 준비과정에 더 깊이 참여했을 것이다. 거기다 순교자로 기억되어 빵과 더불어 기념되던 이들 중에 여성의 수도 상당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들은 대중들에게 더 나은 의미를 생산할 수 있었기에 영향력이 있는 종교가 될 수 있었다. 결국 그리스도교의 빵이 로마황제의 고기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이 발제를 통해 우진성 교수는 황제숭배(권력)를 넘어서는 '빵 나눔'의 우월성을 입증했다. 이는 가톨릭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성체성사의 의미를 다시 확인해 준 셈이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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