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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무기는 평화를 지켜주지 않는다[시사비평-여옥]
  • 여옥 ( . )
  • 승인 2010.11.29 09:29 | 최종수정 2010.11.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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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연평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사람이 살고있던 연평도 마을이 공격당해 불타고 사람이 4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놀라움과 분노는 북한뿐만 아니라 우왕좌왕하는 정부에게 더 크게 느껴진다. 결국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까지 서해에 등장했다. 조지워싱턴호가 동원된 한미연합훈련 실시와 함께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해 대화로 문제를 풀자고 긴급 제안했지만 수용될지는 미지수이고, 성사되지 않을 경우 상황은 더욱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다. 이 와중에도 정치권은 ‘안보’ 걱정보다는 ‘안위’ 걱정을 하는 듯 보인다.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당장 보여주기식, 생색내기 정책들을 내놓고, 결과적으로 더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걱정스럽고 답답하기만 하다.

   
▲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며 연평도 전역에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8일 오전 연평도 긴급 대피령이 내린 가운데 군함이 급히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제공/민중의소리)

북한이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요구이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북한에 대한 보복공격에 힘이 실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이 문제를 군사력으로 풀려고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어느쪽이든 한발만 더 쏘면 그때부터는 바로 전면전이 시작될 것이고, 그 이후로는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전장이 확대될 것이다.

적을 진압하기 위해 동원한 최첨단 무기들은 그동안 엄청난 공을 들여 개발해온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고, 그로 인해 한반도는 초토화될 것이다. 현대전일수록 민간인 사상자의 비율이 절대적인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을 앞세워 기세등등 북한을 군사력으로 위협하는 것은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전쟁을 하기에 우리는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진짜 전쟁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결국 이 문제는 대화로 풀 수밖에 없다. 북한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미국의 항공모함이 아니라 정권의 정치적 결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더 답답하게 흘러간다. 정치권에서는 사태의 원인을 둘러싼 책임전가과 당장 상황에 급급한 정책만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연평도 포격에 대한 지원과 안보강화를 위해서 국방예산을 늘려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단지 여당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국방비가 부족하고 군사력이 모자라서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고 보는 것일까. 한국은 북한에 비해 국방비나 화력 차원에서 월등히 앞선다.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달아야 할 것은 전쟁을 막기 위해서 필요한 건 강한 무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기회를 이용해 군비증강을 하는 것은 점점더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일으킨다. 벌써 일본은 무기 해외공동개발과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무기수출 3원칙'의 재검토를 승인했고, 이는 곧 자위대의 최첨단 무장으로 드러날 것이다. 동북아시아는 멈출 수 없는 군비경쟁의 악순환 속에 세계의 화약고가 되어가는 중이다.

모든 원인을 외부의 적에게 돌리며 보복공격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려는 사이, 모든 사회적 현안들은 파묻히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할 문제이다. 연일 쉬지않고 방송되는 연평도와 군사훈련 소식에 온통 관심은 전쟁여부에 쏠려있다. 사람의 목숨이 달린 ‘안보’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공포는 위기상황을 극복한다는 명목 하에 국가의 결정에 대해 찬성 혹은 침묵으로 국민들의 자발적인 애국과 충성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한 이유로 공포가 조장되거나 과장된 경우는 굳이 역사를 찾아보지 않아도 선거철이면 발생하던 북한의 이상적 징후에서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대포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국가인권위, 4대강예산 등 여러 현안들로 인해 정부의 문제점이 부각되던 때였지만, 연평도 사태 이후 정부의 정치적 결단이 중요해지면서 내부문제는 상대적으로 작게만 보인다. 안보위기와 강경대응을 외치는 것은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킬 뿐만 아니라 내부의 문제를 덮으려는 의도도 숨어있다.

자칫하면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런 불안한 현실은 평화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해야 함을 오히려 더 잘 보여주고 있다. 아직까지도 지난 정권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것만 하는 정권이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당장 눈앞의 일만 보고 단기적 미봉책을 제시하는 것으로는 이런 상황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군비경쟁을 부추기는 군사적 수단이 아닌 군비축소와 신뢰구축, 평화를 위한 투자를 정책방향으로 선정할 때이다. 이것은 평화주의자들의 이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전쟁을 막기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다.

여옥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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