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에 성경, 다른 손에 교리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우리의 통공생활로 모든 사람들에게 드러나신다. 통공은 공유와 친교이다. 공유는 모든 것을 서로 공동으로 소유하며 나누는 것이고, 친교는 모두가 서로 친하게 사귀며 교제하는 것이다. 천지창조 때부터 세상종말 때까지 구원받게 될 모든 사람들이, 하늘과 땅의 모든 은총과 축복을 서로 나누며 지내는 것이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다.

우리는 구원받게 되는 모든 사람들의 모임을 교회라고 한다. 교회는 천상교회와 지상교회가 있다. 천상교회는 천국교회와 연옥교회가 있다. 전통 교리의 언어로 표현하면 천국교회를 영광교회, 연옥교회를 정화교회, 지상교회를 전투교회라고 부른다.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 중에서 어떤 사람은 천국에서 직접 하느님을 뵙는 영광을 누리며 살고, 어떤 사람은 연옥에서 남은 영혼의 때를 완전히 벗기는 정화의 기간을 가진다. 아직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전투교회는 하느님으로부터 선물로 받는 그 자체 4가지 속성들을 실현함으로써 모든 악의 세력과 싸우고 있다.(가톨릭교회교리서 제811항 참조)

하지만 우리교회가 하나가 되어, 교회가 거룩하고 보편적인 행동을 취하고, 사도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면 어떤 악의 세력도 물리칠 수 있다. 이미 우리 주님께서는 제1대 교황인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태16,18)

▲ 지난 7월 5일 창원시 사파공동성당에서 안명옥 주교(마산교구)가 주례한 생명평화미사에서 사제들이 줄지어 성체를 받아모시고 있다(사진/한상봉 기자)

그러면 지금 우리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은 보편교회를 상징하는 교황과 하나가 되어 그분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있는가? 우리 주교님들은 분명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라는 현 교황의 가르침에 비추어 4대강 토건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의 성명서를 냈고, 그 구체적인〈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 -환경에 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지침서〉를 반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한국교회가 보다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재촉하신다. 하나인 교회의 모습을 행동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라고 당부하신다. 교황과 일치된 주교단의 모습을, 주교와 일치된 사제단의 모습을, 사제와 일치된 수도자와 평신도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씀하신다.(가톨릭교회교리서 제820항 참조)

우리 주교님들이 한국교회를 상징하는 명동 대성당에 다 모여서 ‘평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각 교구장은 각기 주교좌성당에서, 사제들은 자기 본당에서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라’는 주제로 미사를 봉헌하고, 모든 수도자와 평신도들은 그 주제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기도하고 서로 나누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학수고대한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이며, 우리는 신경에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라고 고백한다.”(교회헌장 8항) 서로 불가분의 관계인 이 네 속성들은 교회와 교회 사명의 본질적 특성을 나타낸다. 이 속성들은 교회가 스스로 지니게 된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해 당신의 교회를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가 되도록 해 주신 것이며, 그리스도께서는 교회가 이 특성들 하나하나를 실현하도록 촉구하신다.(가톨릭교회교리서 제811항)

“그리스도께서 처음부터 당신 교회에 주신 일치,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그 일치가 가톨릭교회 안에 있다고 우리는 믿으며 세상 종말까지 그 일치가 날로 자라나기를 바란다.”(일치교령 4항)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에 끊임없이 일치의 선물을 주고 계시지만, 교회는 언제나 이를 유지하고 강화하며 완성하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위해 이 일치를 바라신다. 이 때문에 예수님께서도 당신 수난 때에 성부께 기도하셨으며, 당신 제자들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으시는 것이다. “아버지,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요한 17,21).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재건하려는 열망은 그리스도의 은총이고 성령의 부르심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제820항)

조성학/ 신부, 청주교구 증평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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