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 국민행동’이 시작된 토요일(6월 21일). 한국 여자와 남자 수도회 장상연합회 주최로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시국미사가 진행되었는데 미사와 토론회를 마친 수도자들이-대부분이 여자 수도자들- 시청광장으로 이동하였다. 우리가 그곳에 도착하였을 때는 시청광장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거리에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있었다.

‘48시간 국민행동’을 주창한 진행부가 이미 광장 옆에 무대를 설치하였고 무대를 구심점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하려고 시청에 모인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하였다. 수녀님들이 앞쪽에 앉는 순간 제복이 그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카메라 부대가 몰려들어 그 앞에서 연신 셔터를 눌렀다.


우리는 그동안 국민소득 4만 불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제정신 아니 상태로 살다가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 수입 협상문서에 생각 없이(?) 서명한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원래 놀기를 좋아하는 우리 심성을 다시 찾았다고나 할까.

감히 꿈조차 꾸기 어려운 도심 한복판에서의 풍물놀이라. 구호를 외치고 싶은 사람들은 외치고, 춤을 주고 싶은 사람은 풍물 장단에 맞춰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고, 나 홀로라도 괜찮다며 ‘우리집은 광우병 소고기 수입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몸에 두르고 돌아다니는 아저씨. 어느 누구도 어색해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낯설지 않은 광장에서 우리 마음을 외치고 있음에 신명나는 밤이다.


최금자 김용길 200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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